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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19. 2023

잘하는 게 없어요

자존과 자만

"옛날에 잘하던 것을 믿고 느슨해져서 망가지고 있어요."

중3 여학생의 고민이다.

자존과 자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사실상 자만은 자존을 잃은 상태다.

(2월 1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처음 본 지필시험에서 88점을 받았는데 친구들은 다 90점 이상이었다.

나는 내가 잘한 줄 알았다.

예전에 잘했던 것을 믿고 느슨해진 것이다.


못생기고 피부도 안 좋고 비율도 안 좋다.

그런데 친구들은 내가 다 잘하는 줄 안다.

아이돌을 좋아하느라 공부를 전혀 안 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사연자는 문제를 자각했지만 벗어나진 못 했다.

부족한 줄 알았으면 채우려는 마음을 내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답이다.

부족한 채로 살아도 문제가 없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사연자는 부족함을 느끼면서 아무것도 안 한다고 했다.


공부, 외모, 피부, 신체비율, 이 가운데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사연자는 모두 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비교대상은 당연히 자신보다 나은 친구들이다.


결국 자신은 장점이 하나도 없는 결점투성이 인간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전에 공부를 잘해서 느꼈던 자신감이 무참하게 깨져버렸다.

이렇게 된 원인을 사연자는 자신의 자만에서 찾고 있다.

자만심에 느슨해져서 뒤쳐지게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알아도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신을 차리고 의욕을 가지면 좋을 텐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자존을 잃었기 때문이다.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비난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등감을 갖든 우월감을 갖든 건강한 자존감은 아니다.

자존감이 건강하면 비교를 하면서 우쭐해지거나 위축되지 않는다.

자신을 존재 자체로 인정하지 어떤 면으로 저울질하면서 비난하지 않는다.

자존을 잃었을 때 비교하고 차별 지으며 괴로움에 빠진다.



잘나고 못나고를 왜 따지게 될까.

잘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면 어떨까.

잘나고 못나고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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