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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04. 2023

엄마랑 싸웠는데 화해를 어떻게

문제의 본질

"엄마와 화해하지 못하면 제주도 여행을 갈 수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16세 청소년의 고민이다.

드러난 문제에 급급하면 본질을 보지 못한다.

멈추고 살펴야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3월 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엄마와 약속한 학습지를 삼분지 일밖에 못 했다.

엄마한테 심하게 야단맞고 예정되었던 주말 제주도 여행을 못 가게 생겼다.

아빠가 화해하지 않으면 둘 다 안 데리고 가겠다 하신다.

16살이나 되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엄마한테 맞는 내가 한심스럽기도 하다.


공부 약속을 어기는 일이 자주 생긴다.

엄마한테 야단을 맞고 싸우게 된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엄마와 어떻게 해야 화해할 수 있을까.


사연자와 엄마 모두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사연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엄마는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공부를 안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연자의 잘못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아주 심각한 것일지 모른다.


지키지 않을 것이면서 왜 자꾸 약속을 할까.

겉보기로 약속이지만 실제로는 강요가 아닐까 싶다.

하기 싫거나 부담되는 일인데 해야 하니까 일단 받아들인다.

막상 하려고 하면 힘들고 부담스러워 손을 놓는다.


엄마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영 미덥지 않다.

단단히 단속하고 채찍질을 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움직인다.

그러니 확실하게 범위도 정해서 라라고 한다.

물론 서로 약속하는 형태로 말이다.


문제의 본질은 엄마와 사연자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는 약속을 하고 다짐을 받으면서도 아이를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사연자는 진심이 아니라 건성으로 약속을 하고 만다.

약속하는 순간에 둘 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솔직하게 진심을 터놓을 수 있어야 한다.

엄마는 무엇이 걱정되고 미덥지 않은 지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좋다.

사연자도 얼마나 부담스럽고 싫은지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좋다.

현재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거기에서 해결책을 함께 찾아야 한다.



속셈이 따로 있으면 집중이 되기 어렵다.

산만하면 뜻대로 성취하지 못한다.

속내를 솔직히 드러낼 때 진심으로 만날 수 있다.

갈등을 되풀이하기보다 진심을 나누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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