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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08. 2023

이 사람 심리가 뭘까요?

청개구리 심보

"잘해드리면 무관심하고 싫어하면 잘해주는 부모의 심리가 도대체 뭘까요?"

부모의 청개구리 심보에 지쳤다는 사연이다.

보통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

그런데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일도 있다.

(3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좋은 마음으로 잘해드리면 오히려 다른 자식 이야기만 한다.

정이 떨어져서 대판 싸우고 싫어하면 관심을 보이며 다가온다.

그래서 다시 잘 지내려 하면 또 무관심해진다.

도대체 이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수십 년을 이렇게 하다 보니 지친다.

이제 깨끗이 포기하고 잘 보내드리는 것이 맞을까.

아주 심하게 싸웠을 때 금목걸이도 해주셨다.

다가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다가오는 이 심리를 도무지 모르겠다.


좋으면 가까이하고 싫으면 멀리하면 된다.

그런데 부모라서 아예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

수십 년을 봐 온 모습이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사연자는 부모님의 태도에 혼란스럽다.


어쩌면 부모님한테는 아픈 손가락만 보이는 것일지 모른다.

걱정되는 자식에게만 눈길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한테 잘하는 자식한테는 마음을 놓아버린다.

말썽이 생기거나 걱정을 끼치는 자식에게 마음을 쓰고 집중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청개구리 심보다.

다가가면 도망가고 돌아서면 다가오기에 항상 일정한 거리가 유지된다.

익숙한 거리가 유지될 뿐 마음이 만나는 지점이 없다.

일종의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마음에도 익숙한 거리가 있다.

너무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면 불편하다.

그래서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둔다.

말 그대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다.


사연자가 부모한테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연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성찰하는 일이다.

수십 년을 겪었으면 이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욕구를 조정할 일이다.



서로 좋아하거나 서로 싫어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편안하게 느끼는 안전거리란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너무 가까이 가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않는다.

나의 안전거리는 얼마 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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