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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05. 2023

유명연예인한테 고소당했어요

모욕죄

"3년 전에 썼던 악플로 유명연예인한테 고소당해서 경찰조사를 받으러 가야 해요."

한 청소년의 고민이다.

악성 댓글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오죽하면 고소를 다 하겠는가.

(8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3년 전에 유명연예인한테 악플을 단 것이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다.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경찰 말로는 미성년자니까 별일 없을 거라 한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반성문을 써서 갈 건데 전과자가 될까 걱정이다.

부모님도 알게 되어서 창피하고 부끄럽다.


사연자는 겁을 먹었다.

막상 경찰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겁이 나는 것이다.

사연자 본인은 충분히 반성하고 있고 고소한 연예인한테 편지를 쓸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연에 달린 댓글들은 냉정한 편이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상대는 생각 안 하고 자기 불리한 것만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죄를 졌으면 죄과를 달게 받아라.'

'처벌을 면하려고 잔꾀를 부리는 것을 보니 반성을 안 했다.'


만약에 사연자가 진심으로 반성했다면 어땠을까.

고통을 받은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것이 먼저였을 것이다.

처벌받기 두려워 사과하는 모습으로는 충분한 반성이라 보기 어렵다.

이 일을 계기로 타인을 헤아릴 줄 알게 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반성의 효과일 것이다.


익명이라고 해서 도에 넘는 악성 댓글을 다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복면을 하고 집단으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익명성이 보장될 때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공격성이 튀어나오곤 한다.

사연자도 철없이 저지른 행동이었을 것이다.


잘못을 저질렀는데 처벌을 받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행운일까.

어쩌면 마음에 번죄의 씨앗이 심기는 것인지 모른다.

더 튼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차라리 처벌을 받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물론 스스로 각성해서 뉘우치는 것이 최선이다.



상벌은 공정해야 한다.

상은 기분이 좋지만 들뜰 위험이 있다.

벌은 기분이 나쁘지만 행동을 바르게 할 기회를 얻는다.

외부의 상벌보다 자신의 판단이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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