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친했을 때는 안 그러더니 사이가 좀 멀어지니까 자주 짜증을 내는 친구는 뭔가요?"
고1 여학생의 불평이다.
친구가 변덕을 부리는 것 같다.
친할 때와 안 친할 때가 너무 다르다.
(9월 1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중2 때부터인가 친했던 친구가 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선택과목도 거의 같고 다시 친해지기도 했다.
엄마가 이 친구의 사진을 보고 친구가 없어 보인다고 했던 적이 있다.
지내보니 엄마 말이 맞는 것 같다.
친하다고 생각해서 어깨를 툭 쳤더니 갑자기 내 명치를 때렸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잠깐 나간 사이에 화장품을 꺼냈더니 지랄을 한다.
보아하니 다른 친구가 없는 것 같다.
이 친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연자의 고민은 무엇일까.
변덕을 부리는 것이 친구일까 사연자일까.
사연자와 친구는 많이 달라 보인다.
친할 때와 친하지 않을 때 태도가 다른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을까.
모든 친구와 다 가까이 지내려 하는 것이 좋을까.
그러려면 친구관계에 모든 정신을 다 쏟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다양한 사람과 다 맞추려면 얼마나 많은 물적 심적 투자를 해야 할까.
한마디로 모든 친구와 다 친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인 욕망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 사이가 먼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안전거리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덜 친한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친한 사람이 멀리 있으면 아쉽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불편한 일이다.
순조롭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안전거리다.
사연자와 친구는 안전거리가 다른 것 같다.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소통의 핵심이다.
나를 강요하거나 상대에게 굽히는 것은 극단적 일방관계가 된다.
친구는 쌍방관계가 자연스럽다.
일방관계가 갈등의 원인이 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