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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29. 2023

진짜 너무 이상한 꿈

해몽

"외할머니를 잔인하게 죽이는 꿈을 꾸었어요."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마음에 걸린다는 사연이다.

해몽은 꿈을 풀이하는 것이다.

꼼을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

(9월 2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꿈속에서 외할머니가 부모님과 나를 죽이려 했다.

부모님은 죽은 것 같고 내가 외할머니를 죽였다.

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잔인했고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

첫 출근을 해서 힘들었던 날이었다.


사연자는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꿈의 의미를 알고 싶다.

깨고 나서도 찜찜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아무리 꿈이라 하더라도 살인을 했으니 편안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런 꿈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잠을 자면 의식은 멈춘다.

하지만 잠재의식은 오히려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꿈을 잠재의식의 작용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꿈을 통해 잠재의식을 살피기도 한다.


생시에 벌어지는 의식의 정신활동은 억제를 위주로 한다.

수많은 자극과 반응을 대부분 억제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한다.

그런데 의식의 활동이 멈추면서 억제되어 가라앉았던 잠재의식이 떠오른다.

그래서 꿈속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곤 한다.


속설로는 꿈이 현실과 반대라고 한다.

그래서 안 좋게 보이는 꿈이 길몽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사연자의 꿈은 어주 좋은 꿈일까.

끔찍하게도 친족을 살해하는 꿈이었으니 말이다.


길몽이나 흉몽으로 나누는 것은 너무 단순한 흑백논리다.

억눌렸던 마음이제자리를 잡아가려는 활동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방식이다.

내면의 갈등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해소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살인이나 폭력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내용 자체보다 꿈을 꿀 때 느껴지는 감정이 오히려 핵심이라고 보면 되겠다.



꿈은 꿈일 뿐이다.

악몽을 꾸었다면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달콤한 꿈이라면 그대로 위안을 얻었다고 보면 될 일이다.

꿈이 생시를 침범하도록 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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