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풀이
"엄마가 내 공부 때문에 화가 나셨는데 평소와 다르게 이번에는 이틀이 지나도 안 풀리네요."
중1 여학생의 고민이다.
부모의 화풀이는 자녀에게 어떤 파급력이 있을까.
화풀이도 성숙된 방식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11월 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공부 문제로 엄마가 엄청 화가 났다.
그래도 평소에는 바로 다음날이면 풀리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틀이 지나도록 말도 안 한다.
지금도 늦은 시간인데 연락도 없이 집에 안 들어오고 있어 걱정이다.
사연자는 불안하다.
엄마한테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하필이면 부모가 부부싸움을 해서 엄마한테 연락할 방법도 없다.
평소에는 친구같이 좋은 엄마라 더 불안하기만 하다.
부모가 자녀한테 하는 화풀이는 어떨까.
오죽하면 사랑스러운 자식한테 화를 낼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한테 화를 내는 어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어른이든 아이든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자녀가 잘못을 했을 때 야단을 치거나 바로잡아줄 필요도 있다.
하지만 어른이 화가 나서 화풀이를 한다면 이는 행동 교정과 상관이 없다.
오히려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
어른이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존재를 말한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어른은 아니다.
화가 났을 때 화를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야 어른이라 할 만하다.
자식한테 화풀이를 하는 부모는 무늬만 부모라고 하겠다.
부모가 화가 나서 지나친 말이나 행동을 하면 자녀는 혼란에 빠진다.
조금 자란 자녀라면 부모를 불신하게 된다.
감정을 처리하는 부모의 방식은 아이의 성정에 큰 영향력이 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서로 아껴도 모자란 판에 다툴 것인가.
아이의 공부 습관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화를 낼 일일까.
습관을 바로 잡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화풀이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