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갈등
"아빠와 싸워 다친 상처를 사진 찍어서 증거를 모아 신고를 하려 합니다."
중2 청소년의 사연이다.
가정폭력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풍토가 있다.
판단이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1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빠가 핸드폰을 뺏으려고 해서 반항하다가 싸움이 되었다.
8시 25분에 시작되어서 8시 38분까지 지속되었다.
아빠는 태권도 선수였고 한 번 엄마한테 신고를 당해서 또 당하면 처벌을 받는단다.
내가 입은 상처를 사진으로 찍어 증거를 모아 아빠를 신고하려 한다.
동생은 당하게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당한 것으로 끝내려고 아빠를 아동폭력으로 신고하려는 것이다.
유엔 헌장에 명시된 아동으로서 가지는 기본권을 나는 아빠한테 다 뺏긴 것이다.
심하게 다치면 신고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연자는 독심을 품고 있다.
장난처럼 보이지만 너무 심한 아빠의 폭력을 응징하고 싶은 것이다.
어쩌면 사연자의 아빠는 정서조절 장애가 있는지 모르겠다.
사연에 기술된 내용으로 보면 충동을 조절할 줄 모르는 모습이다.
사연자가 너무 민감한 것 아닌가 의심해 볼 여지도 있다.
아빠가 왜 핸드폰을 뺏으려 했는지는 모른다.
사연자는 왜 그렇게 심한 저항을 해야 했을까.
정말로 부자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한 것일까.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공권력도 개입하기를 꺼리는 영역이다.
부부싸움이나 부모 자식 사이의 갈등은 가정 내에서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안이한 대처가 심각한 문제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감정을 처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가까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파괴력이 엄청나다.
가족 갈등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다.
이 사연도 그냥 어물쩍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친밀한 사이일수록 갈등이 무섭다.
안이한 대처로 폭력성을 키울 위험도 있다.
좋은 게 좋지 않은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