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성적도 괜찮고 반에서 실장을 하고 있고 가족, 친구관계도 좋은데 죽을 것만 같아요."
고3이 되는 여학생의 고민이다.
주변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질책한다.
완벽주의는 심각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2월 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나를 밝고 사교적인 아이로 보고 있다.
언니와 너무 친하지만 내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거나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겉으로는 다 좋은데 막상 나는 죽고 싶다.
누구한테도 고민을 말할 수 없어서 상담 선생님한테도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사연자는 지나친 인정욕구로 시달리고 있다.
혼자서 모든 생각을 다 하려 한다.
상대의 반응까지 넘겨짚으며 완벽하려고 한다.
자기 성찰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완벽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관념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완벽주의에 빠지만 완벽하게 괴로워진다.
지금 사연자에게 위안이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것도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 죽을 생각까지 하고 만다.
자신의 죽음을 다른 사람들이 슬퍼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심지어 부모님이 잘해주는 것마저 부담으로 받아들인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런 고민을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자연자 스스로 북 치고 장구치고 다 하기 때문이다.
그 작은 마음에 얼마나 담을 수 있겠는가.
상담 선생님은 고민을 들어주려고 계시는 분이다.
상담을 하러 가서 고민을 말하지 않으면 그것이 가장 어리석은 행동이다.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무시하는 꼴이 되어버린다.
지금 당장 솔직해버리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다.
폐쇄회로는 막힌 것이다.
혼자서 아무리 생각을 굴려도 결국 폐쇄회로일 뿐이다.
무한반복으로 지쳐버리면 약도 없다.
솔직한 고백이 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