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같지 않은 여동생이 미워요

연민의 사슬

by 방기연

"홀로 되신 엄마가 안타까워 함께 하는데 독립해 버린 여동생이 밉습니다."

30대를 바라보는 여성의 고민이다.

연민의 사슬은 강하다.

감당할 힘이 있어야 괴롭지 않을 수 있다.

(3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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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홀로 되신 엄마가 걱정되어 일상을 함께 보내드렸다.

그 시간들은 내게 아주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동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자취를 시작으로 독립해 버렸다.


나는 매몰차지 못해서 엄마를 떠날 수 없었다.

동생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연락을 해 온다.

동생에게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서운하다.

힘이 되던 가족이 짐이 되고 있다.


사연자는 괴롭다.

엄마는 불쌍하고 동생은 괘씸하다.

이성은 괜찮다고 하지만 감정은 요동친다.

연민의 사슬에 묶여 괴로워한다.


연민은 고귀한 감정이다.

인간이 짐승을 넘어설 수 있게 한 특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엇이든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

연민이 과해서 자신을 묶어버리면 숨도 쉬기 어렵다.


사연자의 엄마는 두 딸에게 어떤 감정을 가질까.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첫째는 고맙고 독립해 떠난 둘째는 미울까.

엄마한테 물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과연 사연자는 엄마한테 확인해 보았을까 싶다.


연민은 상대의 감정을 정확히 공감할 때 빛을 발한다.

자기 식으로 가지는 연민은 자칫 동정으로 흐르기 쉽다.

스스로 연민에 묶이면서 상대에게도 실상 힘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걱정거리만 더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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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렇지만 연민이라는 감정이 있어 외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연민은 오히려 사슬이 된다.

감당하지 못하는 연민은 짐덩어리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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