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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04. 2019

수용과 체념의 차이

받아들임

'어떻게 되더라도 좋다.'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어찌 되든 관심 없다.'

체념해서 포기하는 마음이다.

수용하며 사는가, 받아들이며 사는가!


마음을 보는가.

수많은 자극과 상황에서 마음이 어찌 반응하는가.

이미 형성된 관점과 취향으로 경계가 생긴다.

받아들이려는 순경계가 거스르려는 역경계!


'순풍에 돛 단 듯이'라는 표현은 순경계를 말한다.

동쪽으로 나아가려는데 마침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불면 순풍이다.

이때는 바람을 받도록 돛을 달아주면 순조롭다.

애쓰거나 힘쓸 일이 없다.


문제는 역풍이다.

동쪽으로 가려는데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람이 분다.

이때는 돛을 내려야 한다.

열심히 노를 저어 바람을 거슬러 가야 한다.


역풍이 불 때 거슬러가는 것은 힘들다.

힘이 들더라도 가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으면 견디며 나아간다.

그런데 견디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버티다가 더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체념이다.

체념하면 더 힘을 쓰지 않는다.


역풍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역풍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돛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돛을 접고 힘을 들여 노를 젓는 것이 역풍을 받아들이는 바른 방법이다.

역풍을 거슬러 가더라도 역풍과 적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풍을 인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수용과 체념을 가리지 못한다.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거부하고 부질없이 헛힘을 쓰곤 한다.

역풍이 분다고 분노하거나 짜증을 낸다고 역풍이 사라지는가.

역풍과 싸울 일이 아니다.


자기만 아는 이기심은 다른 이들과 함께 할 때 당연히 역풍을 맞는다.

이때 이기심을 버리고 함께 하는 마음을 내면 얼마나 좋은가.

버려야 할 것과 지켜내야 할 것을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이기심을 버리는 것은 체념이 아니다.



순경계든 역경계든 받아들여야 한다.

순경계일 때는 그대로 따르고 역경계일 때는 거스른다.

체념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상황은 일단 수용하고 때에 맞는 대응을 하면 된다.

힘은 필요할 때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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