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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12. 2019

부처님 오신날에 불교를 생각한다

불자의 사명

부처님 오신날이다.

한 때는 가장 즐거운 날이었다.

지금은 안타까움을 진하게 느끼는 날이다.

불교가 이상해졌다.

부처님 오신날에 불교를 생각해본다.



"천상천아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다 고통스러우니 내 마땅히 평안하게 하리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시면서 처음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2600여 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얼마나 편안해졌는가.


불교를 신앙으로 가진 사람을 '불자(佛子)'라 부른다.

'아들 자'를 쓴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불자가 '불교 신자'라는 뜻이라면 '아들 자'는 맞지 않는다.

'부처 종자'라는 뜻이기에 '아들 자'를 쓴다.


믿는 종교가 불교라면 자신이 부처의 종자임을 알아야 한다.

가업을 이어받는 것처럼 불자는 부처님이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부처님은 세상을 편안하게 하는 일을 하신다.

어리석은 중생이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깨우쳐주는 일이 부처님의 일이다.


부처님 오신날은 불교가 부처님의 뜻을 제대로 받들고 있는지 돌아보는 날이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다시 되새기며 반성하고 다짐하는 날이다.

과연 현재 한국 불교는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을까?

너무나 부끄럽다.


조계종이라는 거대집단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가 보기에 이들은 불자임을 포기한 집단으로 보인다.

어쩌면 하는 짓이 저리도 어리석은가.

이들에게는 부처님이 안중에 없는 것 같다.

그냥 조폭을 닮았다.


몇 년 전부터 아예 절에 가기 싫어졌다.

중들이 보기 싫어서 그렇다.

"도대체 뭐하는 놈들이야" 하고 호통을 쳐주고 싶다.

중생제도는 고사하고 자기제도라도 할 마음이 있는가 의심스럽다.

전체 승가가 아니라 일부 타락한 중들의 문제라고 믿고 싶으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도대체 중이 되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길래 저런 모습을 세상에 보이는가 한심스럽다.

선방에 들어앉아서 무엇을 하길래 이런 위기 상황에서 한 마디도 못하는가 싶다.

부처님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건 아니다.

부처님은 도를 깨달으시고 열반에 드실 때까지 중생제도를 멈추지 않으셨다.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여념이 없거나 자기 방어에 급급하다면 승복을 벗어야 한다.


속세도 적폐를 청산하고자 애쓰고 있는데 가장 청정해야 할 승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시대를 이끌어가도 모자랄 판에 시대변화에 한참이나 뒤쳐지는 행태를 보이는 저들을 어떻게 승가라 할 수 있을까.

부처님 오신날에 연등을 밝히는 것은 부처님의 지혜로 세상을 밝게 하고자 함이다.

사람들 마음에 탐진치 삼독 대신에 게정혜 삼학을 심는 것이 연등을 밝히는 것이다.

그런데 승가가 삼독에 찌들어 있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종단은 권력집단이 아니다.

부처님 오신 뜻을 실행하는 집단이어야 한다.

불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

승가가 승가답지 못할 때 바로잡을 의무가 있다.

승가가 청정성을 회복하도록 채찍질을 해야 할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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