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
"제가 너무 꼴 보기 싫어서 거울도 보지 못하겠어요."
고1 여학생의 고민이다.
자기혐오는 심각하다.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12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예쁘지도 않고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열심히 하지도 않는다.
우울을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내가 너무 싫어서 거울도 보지 못한다.
2년 동안 살이 무려 십 킬로나 쪘다.
밤늦게 무얼 먹으면 운동을 한두 시간 하고 씻고 잔다.
취미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왜 거울을 보지 않고 하느냐 지적받았을 때 기분이 묘했다.
사춘기의 일시적인 감정이겠지만 내가 너무 싫다.
우울 뒤로 숨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혐오스럽다.
사연자는 극심한 자기혐오에 빠졌다.
능력이나 태도, 외모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울이 있다고 하면서 우울증 뒤로 숨는 자신 혐오스럽다고 했다.
부정적인 사고의 끝판왕이 아닐까.
아는 분이 돌아가셨을 때 죄책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렇게 혐오스러운 자신도 살고 있는데 왜 그분이 돌아가셨냐고 생각했단다.
매일 죽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죽지 않는 자신이 어이없다고도 했다.
지금 사연자의 심리상태는 그야말로 먹구름 그 자체다.
암울하고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죽지 못하는 자신까지 탓한다.
이쯤이면 극단적인 부정성 아닐까.
한 면만 보면 치우친다.
치우쳐서 극단으로 가면 무엇을 만날까.
더 갈 수 없는 지점에 이른다.
이젠 반대로 가봐야 하지 않을까.
부정성의 다른 쪽 극단은 무엇일까.
어쩌면 자아도취가 반대편 극단일 것이다.
하지만 자아도취든 자기혐오든 왜곡된 지각이다.
극단을 떠나 중심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 생각 멈추면 극단이 보인다.
자기혐오의 끝에는 절망밖에 없다.
혐오를 하게 된 지점으로 가 보면 무엇이 있을까.
혐오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