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
"할 거야 말 거야?"
"왼쪽이야 오른쪽이야?"
"좋아 싫어?"
꼭 하나를 골라야 할까?
사명대사가 서산대사를 찾아갔다.
법당 문을 열고 한 발을 들인 다음 말했다.
"스님, 제가 들어가겠습니까 나가겠습니까?"
서산대사의 대답과 반대로 할 작정이었다.
이럴 때 어느 하나를 고르는 것은 상대의 함정에 빠지는 꼴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이 함정을 벗어날 수 있을까.
서산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춥다. 문 닫아라."
사명대사가 만든 함정은 쓸모가 없어졌다.
문을 닫으려면 들어가든 나가든 해야 한다.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네 마음인데 내가 어찌 알겠느냐?"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멋이 없다.
바람이 들어오니 문을 닫으라는 말은 얼마나 멋진 해답인가!
이 문답으로 사명대사는 서산대사를 스승으로 모셨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정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배우다 보니 늘 함정에 빠지고 만다.
주어지는 문제에 정답을 찾느라 쩔쩔매는 것이다.
주어진 문제가 고심해서 풀만한 가치가 있는지부터 살펴야 하지 않을까?
문제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선택이란 문제는 늘 주어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로 일어날지 좀 더 잠을 잘 지 선택한다.
정해 놓은 일정이 없으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
정해 놓은 일정이 있더라도 그대로 할지 다른 것을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정해진 길은 없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정해지기는 한다.
열심히 할지 대충 할지는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행동의 결과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대충 하면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다.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는 자유롭지 않다.
둘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를 고를 수도 있고 둘 다 버리거나 고를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의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절대로 꼭 해야 하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하고 안 하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생긴다.
원인과 결과의 연관성을 무시한 선택은 당연히 문제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