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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05. 2019

둘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할까

양자택일

"할 거야 말 거야?"

"왼쪽이야 오른쪽이야?"

"좋아 싫어?"

꼭 하나를 골라야 할까?



사명대사가 서산대사를 찾아갔다.

법당 문을 열고 한 발을 들인 다음 말했다.

"스님, 제가 들어가겠습니까 나가겠습니까?"

서산대사의 대답과 반대로 할 작정이었다.


이럴 때 어느 하나를 고르는 것은 상대의 함정에 빠지는 꼴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이 함정을 벗어날 수 있을까.

서산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춥다. 문 닫아라."


사명대사가 만든 함정은 쓸모가 없어졌다.

문을 닫으려면 들어가든 나가든 해야 한다.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네 마음인데 내가 어찌 알겠느냐?"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멋이 없다.

바람이 들어오니 문을 닫으라는 말은 얼마나 멋진 해답인가!

이 문답으로 사명대사는 서산대사를 스승으로 모셨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정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배우다 보니 늘 함정에 빠지고 만다.

주어지는 문제에 정답을 찾느라 쩔쩔매는 것이다.

주어진 문제가 고심해서 풀만한 가치가 있는지부터 살펴야 하지 않을까?

문제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선택이란 문제는 늘 주어진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바로 일어날지 좀 더 잠을 잘 지 선택한다.

정해 놓은 일정이 없으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

정해 놓은 일정이 있더라도 그대로 할지 다른 것을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정해진 길은 없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정해지기는 한다.

열심히 할지 대충 할지는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행동의 결과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대충 하면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다.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는 자유롭지 않다.

둘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를 고를 수도 있고 둘 다 버리거나 고를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의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절대로 꼭 해야 하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하고 안 하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생긴다.

원인과 결과의 연관성을 무시한 선택은 당연히 문제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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