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Sep 01. 2019

바람을 거스르는 향기

인품

'인간의 품격'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추한 사람.

무엇이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가.



'사람이니까 실수를 한다.'

사람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실수를 하고 나서 마음에 위안을 얻기 위해 쓰기도 한다.

여기에서 사람은 신과 상대하는 개념이다.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사람다움을 지키라는 말이다.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함을 질책할 때 쓴다.

여기에서 사람은 짐승과 상대하는 개념이다.


사람의 품격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행실이다.

훌륭한 행실에는 향기가 난다.

추악한 행실에는 악취가 난다.


한 수행자가 병이 나서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연꽃이 핀 호수에 가서 꽃향기를 맡으라는 조언을 했다.

수행자는 연꽃이 핀 호숫가에 앉아서 향기를 맡았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병이 낫는 듯했다.


그런데 호수를 지키는 수호신이 나타나 수행자를 꾸짖었다.

"수행을 하는 사람이 향기를 도둑질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수행자는 수호신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제가 병이 나서 치료하려고 향기를 맡았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때 험악하게 생긴 사람이 호수로 들어가 연꽃을 함부로 꺾고 짓밟았다.

그런데도 수호신이 그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닌가!

수행자는 수호신에게 따지듯 물었다.

"아니, 나는 향기만 맡은 것으로도 야단을 치더니 함부로 꽃을 짓밟는 저 사람한테는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겁니까?"

수호신이 대답했다.

"당신은 부끄러움을 알기에 질책을 한 것이고, 저 사람은 꾸짖어도 소용이 없기에 그냥 두는 것이오. 흰 옷에는 작은 얼룩도 눈에 띄지만 검은 옷의 얼룩은 보이지 않는 법이라오."


이 이야기는 실화가 아닐 것이다.

작은 부끄러움도 인정하고 고치려 하는 태도와 부끄러움 자체를 모르는 태도가 대비된다.

인품의 향기는 바람도 거스른다고 한다.

신들도 외면하는 거친 인품에선 어떤 냄새가 날까.



자신의 마음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가.

욕심과 성냄으로 타고 있는 마음에선 악취가 난다.

연민과 사랑이 넘치는 마음에선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지금 자신의 마음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할 일을 미루는 심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