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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24. 2019

가을에 드는 감상

쓸쓸함

낙엽이 떨어진다.

찬바람이 분다.

가을이다.

쓸쓸하다.



여름내 무성했던 잎이다.

짙푸른 녹음이 옅어졌다.

붉게 누렇게 색이 변해간다.

곧 앙상한 가지만 남는다.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던 여름이 갔다.

풍족한 결실을 거둔다.

그리고 곧 황량해진다.

마음에도 찬바람이 든다.


수확의 계절은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저물어가는 것이다.

발산하던 에너지가 다시 안으로 모인다.

감정도 차분해진다.


가을에는 감성이 풍부해진다.

비워지기 때문이다.

비움이 없다면 수확의 기쁨도 없을 것이다.

쓸쓸함과 만족감도 마찬가지다.


욕심을 멈출 때 보이는 것이 있다.

숨을 고를 때 느껴지는 것이 있다.

작열하던 태양이 식어갈 때 마음에도 공간이 생긴다.

그 빈 공간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


때마침 단풍이 든다.

때맞춰 들녘이 황금으로 물든다.

여름내 달아올랐던 열기를 찬바람이 식혀준다.

감성이 황금기를 맞는다.


노래를 흥얼거린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채워지는 감성을 나누고 싶다.



시끄러운 소리도 들린다.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럴수록 지치지 말아야 한다.

치열한 싸움 속에서도 감성은 깨워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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