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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19. 2019

자꾸 생각이 나요

미련과 후회

"헤어진 사람이 자꾸 생각나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요."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연애를 해 보았다는 여성의 사연이다.

상대가 잘해줄 때 멋대로 하다가 막상 헤어지니 자꾸 생각이 난다.

왜 있을 때 잘하지 못했을까 후회된다.

(12월 19일 참나원 방송)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유행가 가사다.

왜 빈자리는 크게 느껴질까.

어째서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를까.


사연자는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연애를 했다고 한다.

그것도 자발적인 사귐이 아니었다.

상대가 적극 다가오고 알맞게 대응하지 못했다.

처음이라서 서툴렀을 것이다.


상대가 지쳐서 결별한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이 그를 좋아했음을 느꼈다고 한다.

성질머리가 못 돼먹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서툴러서 몰랐을 뿐이다.

멋모르고 자존심만 내세우다 좋은 인연을 놓쳤다는 생각에 자꾸 미련이 생긴다.


그 남자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불편하다.

다시 연락을 해볼까 싶지만 그가 자신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잠도 자꾸 설치게 된다.


시간이 가면 잊히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괴롭다.

잊지 못하는 자신이 이해되지 않지만 정신과에 갈 엄두는 나지 않는다.

생각해 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알면서도 생각을 놓을 수가 없다.

언제나 마음이 편해지려나 막막하다.


사연자는 '헛똑똑이'다.

'아는데 안 된다.'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로 아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사연자는 자기 마음도 모르고 있다.

무엇을 모르는지 아예 모르면서 알려고도 안 한다.

"아는데 안된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공연히 자존심만 내세우다가 큰일 날 수 있다.


솔직히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실수와 미숙함을 받아들이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애써 추스르려 하기보다 그냥 아픔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낫다.

그래야 아픈 만큼 성숙하게 된다.



허세는 해롭다.

먼저 자신이 힘들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

멀쩡하다고 허세를 부리기보다 아프다고 고백하는 것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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