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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2. 2018

사실과 주관이 부딪힐 때

객관적 시각 연습

내가 보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일까?

심리학의 연구결과는 극적이다.

'보이는 것과 실제 세상은 다르다.'

경험되는 세계와 실제 객관 세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단 말인가?



옛날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3년 조금 넘게 상담을 했다.

내담자들이 주로 가정주부들이었고 한 주에 30명 넘게 개인 상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집단 프로그램도 하고 개인상담도 하면서 일정이 빡빡해서 점심도 거르기 일쑤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가 내 전성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주부들한테서 들었던 이야기들은 충격적이었다.

흔히 말하는 '시월드'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이 말하는 시월드는 정말 괴상한 나라였다.

시어머니 시누이 시동생 시숙 등 시자만 붙으면 괴물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상담에서 언급되었던 시월드의 구성원을 보게 되기도 했다.

내담자한테 들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달랐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주관과 객관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경험하는 것이 다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다 다르게 읽는다.

그것이 주관 때문이라는 것은 다 알 것이다.

같은 것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각자 다른 것을 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저 사람은 잘 생긴 데다가 어쩌면 저리 말도 잘할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은 사람을 이렇게 평하는 사람도 있다.

"얼굴은 번드르르하고 말도 그럴듯하게 하는데 믿음이 가질 않아."

반대의 경우에는 이렇게 본다.

"너무 말이 없어서 음흉해 보여. 속을 알 수 없잖아." 라며 싫어하는 그 사람을 다른 사람은 이렇게 본다.

"사람이 과묵한 게 듬직하고 진국이야."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분명하지 않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정보가 고정된 틀로 작용해서 나름의 시각과 입장을 만들어낸다.

주관에 빠지면 객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그야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다.

자기가 만져 본 부위를 가지고 코끼리를 알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만약 모두가 다 보지 못하는 장님이라면 누구도 코끼리의 실제 모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눈을 뜨고 보는 사람이 있어서 우리는 코끼리의 실제 모습을 알 수 있다.


주관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주관이 주관인 줄 알면 된다.

자신이 경험한 것이 일부분이며 얼마든지 다른 면이 있을 수 있음을 안다면 주관의 한계를 벗어나서 객관 사실을 그대로 알 가능성이 생긴다.

자신이 가진 주관을 객관이라 착각하면 시비에 휘말리고 만다.

그러면 객관 사실을 알 기회는 영영 사라진다.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 코끼리가 기둥같이 생겼다고 알고 있던 사람이 코끼리의 배를 반지고 코끼리는 거대한 벽처럼 생겼다고 알고 있는 사람과 만나면 서로 다투게 된다.

자신이 분명히 체험했기에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렇게 경험과 입장이 다른 두 장님은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렵다.

그런데 코끼리를 본 사람을 만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코끼리의 실제 모습을 본 사람은 장님의 부분적인 체험을 이해하고 체험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줄 수 있다.

부분적인 체험을 전체로 착각하고 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열고 지혜로운 사람의 말을 들으면 자신의 입장을 넘어서서 객관적인 사실을 바르게 알 수도 있게 된다.

같은 수준에서 헤매고 있다 하더라도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된다.

집단지성은 각자 부분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종합해서 전체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업이다.

서로의 경험과 입장을 존중하면서 협력하여 진실을 탐구할 때 집단지성이 발휘된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기본 생활이라 할 수 있는 먹고 입고 자는 것도 다른 사람들의 손을 빌리지 않는가.

자기가 먹는 것을 다 자기가 생산하지 않고, 옷도 그렇고 집도 그렇다.

우리는 서로 의지해서 산다.

이미 삶 자체가 집단의 힘을 빌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완전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객관적인 진실에 도달하려고 하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온전하게 알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제대로 알려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다른 시각과 입장을 무조건 따르거나 무시해 버리거나 하지 않고 '이것은 무엇인가?'하고 관심을 갖는다.

이럴 때 주관의 한계가 깨어진다.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의 삶을 간접 체험하는 것이 상담자의 시각을 얼마나 넓혀주는가!

'안다-모른다', '옳다-그르다' 하면서 서로 멱살을 잡을 일이 아니다.

나의 주관이든 상대의 주관이든 진실의 한 부분일 수 있음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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