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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31. 2020

다큐멘터리 영화 '숨'

죽음

'죽음을 준비한다?'

누구나 죽는다.

그런데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에 대비해야 할까.

(1월 31일 참나원 방송)



말기암 환자.

암 치료에 뜻이 없다.

그런데 식구들이 난리다.

식구들을 위해 치료를 받는다.


치료는 진전되지 않는다.

결국 숨을 거둔다.

남은 사람들은 할 만큼 했다고 자위할 수 있을까.

죽음을 맞이하는 바람직한 태도가 있을까.


죽어갈 때 모습이 평소의 삶과 다르지 않다.

욕심껏 산 사람은 삶에 집착하며 저항한다.

순리대로 산 사람은 죽음도 그대로 받아들인다.

어떤 태도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순리대로 받아들이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숨이 붙어있는 그날까지 충실한 일상을 보낸다.

삶과 죽음에 같은 무게를 두는 것이다.


삶에 집착해서 죽음에 저항하면 더 살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두려움, 불안, 공포에 휩싸여 괴로울 뿐이다.

삶도 죽음도 다 놓친다.


'생야일편 부운기 사야일편 부운멸'

삶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의 사라짐이다.

원효대사의 말씀이다.

삶과 죽음을 초연하게 바라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죽어갈 때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고 한다.

몸을 이루던 요소들이 분리되어 떨어져 나갈 때 보통은 고통이 극심해서 의식을 잃는다.

마음공부를 깊이 해서 남다른 정신력을 갖추면 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한다.

죽는 그 순간에도 또렷한 의식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싶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 어떤 마음일지 모르겠다.

평소 중실한 삶을 살았다면 죽음의 순간도 평온하지 않을까.

암흑 명상이나 죽음 명상으로 오히려 자신의 삶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다.



죽는다면 무엇이 죽는 것일까.

선의지, 맑은 의식, 건강한 의욕의 죽음은 슬픈 일이다.

악심, 번뇌 망상, 자기중심적 에고의 죽음은 반가운 일이다.

반가운 죽음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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