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적성에 안 맞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어요."
한의원 조무사로 일하는 29세 여성의 호소다.
아직 적성을 못 찾았단다.
이런 고민 괜찮을까.
(2월 4일 참나원 방송)
사연자는 유아교육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 길로 가지 않았다.
돈을 벌어야 해서 한의원에 조무사로 취직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다 보니 살맛이 나지 않는다.
아직 적성을 못 찾았다는 것이 더 큰 고민이다.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단다.
지금 직장을 계속 다니기는 싫다.
막막하기만 하다.
'적성'이란 뭘까.
심리학에서는 명확한 정의를 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적성이란 개념도 분명하지 않다.
심리검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와 취향을 알아보는 검사다.
지능검사나 적성검사는 능력을 측정한다.
성격검사나 흥미검사 같은 것들은 취향을 알아보는 검사다.
그렇다면 적성검사를 통해서 적성을 알 수 있을까.
기껏해야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능력을 보일 수 있을지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능력이 적성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취향이나 태도가 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학업성취도와 지능의 관계는 뜻밖이다.
지능이라는 요소가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 9%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학습태도가 더 중요하다.
능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단적인 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 '하기 싫다'는 말이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 재미가 없을까.
재미없어하니까 적성에 안 맞게 되는 것일까.
실제로는 적성이 따로 없다.
관심을 가지고 힘을 쏟으면 재미도 생기고 능력도 길러진다.
성의 없이 대충 하면 효율도 떨어지고 흥미도 잃는다.
적성이 맞고 안 맞고 가 아니다.
마음을 담느냐 담지 못하느냐가 중요하다.
재미있으니까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하니까 잘한다.
이럴 때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 반대다.
정성을 들이면 흥미가 생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하지 않는가.
귀찮아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 걸림돌이다.
적성을 들먹이는 것은 그럴듯한 핑계일 뿐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고 싶은가.
지금 하는 일에 관심을 집중해보라.
그러면 저절로 몰입이 된다.
마음을 담으면 적성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