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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11. 2018

상담 리뷰를 하는 이유

학습과 일반화

리뷰는 돌아보는 일이다.

상담 후에 리뷰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진행된 상담을 소재로 학습과 일반화를 하고자 함이다.

경험만큼 좋은 학습재료는 없다.

곱씹어보는 과정에서 다른 상황이나 영역으로 확장해서 적용할 부분이 발견되기도 한다.

리뷰는 창조만큼이나 쓸모가 많다.



상담을 하다 보면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갈지 뒤를 돌아봐야 할지.

현재에 초점을 둘지 과거에 초점을 둘지.

내면을 파고 들어갈지 관계를 살펴볼지.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남편은 제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을 못마땅해해요." 하고 내담자가 말했다고 할 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더 많은 사실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을 할 수 있다.

"뭘 기르시나요? 몇 마리나 되지요?"와 같이 반려동물을 구체화한다.

"어떤 식으로 못마땅해하시나요?"와 같이 남편의 반응을 구체화한다.

"남편이 못마땅해하는 것이 어떻게 보이시나요?"와 같이 내담자의 반응을 구체화한다.


그냥 오가는 대화 같지만 상담자가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진행된 상담을 다시 짚어보면서 왜 그런 선택을 했고 그 결과 어떠했는지 분석해 본다.

혹시 부족한 정보로 성급한 결론을 내린 부분은 없는지, 논리적인 오류나 왜곡은 없었는지, 내담자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지 반성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진행된 상담의 흐름이 무엇을 밝혀내었으며 어떤 작업이 이루어졌는지 성과도 판단해본다.


이렇게 복기를 하는 과정에서 더 깊이 연구해보거나 논의를 해보면 좋을만한 것들이 발견되곤 한다.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들한테는 아주 귀한 공부 재료들이다.

일반 청취자들한테도 리뷰는 상담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상담자가 왜 그런 질문을 하고 그렇게 해석하고 반응했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사실 상담을 방송하는 데는 몇 가지 위험성도 있다.


다른 사람의 상담을 들으면서 감정이입을 어느 정도는 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경험과 관점에 비추어 다른 사람의 사례를 듣기 때문에 자칫 자의적 해석에 빠질 위험이 있다.

자의적 해석은 엄밀히 말해서 오류이다.

리뷰를 통해서 설명을 들으면 자의적 해석을 수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공부를 할 때에도 오답노트를 만들면 효과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듯이 자의적 해석을 수정하는 것은 상담방송을 제대로 활용하는데 아주 필요한 과정일 수도 있다.


실제로 방송을 듣고 느낀 점을 적어보라고 하니까 아주 많은 자의적 해석과 오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해가 불충분한 줄 모르고 상담자나 내담자를 비판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것을 청취자의 미숙함으로 돌릴 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오해나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줄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시도하는 것이 상담 리뷰이다.


상담 사례는 다 유일한 것들이라 그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일반 원리나 보편적인 심리가 사례 속에 녹아 있기도 하고, 이런 부분들은 일반화해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리뷰에서 하는 작업이 바로 이 과정이다.

독특하고 유일한 사례 속에서 일반화하여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을 뽑아 각자의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리뷰는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다.

복습은 새로운 학습보다 흥미를 끌기 어려운 면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리뷰를 통해서 상담 사례의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

오해나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줄임으로써 사례를 잘못 적용하는 일을 예방하는 것이다.

잡을 것은 잡고 버릴 것은 버리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진정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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