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누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욕심을 내려놓아야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은 한뿌리에서 나온다.

자랑스러움으로 가슴이 뿌듯해진다.
기쁨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언제 자랑스러움을 느낄까.
욕심에서 자유로울 때다.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긴장을 해서 힘이 들어간다.
원하는 것을 이루어냈을 때 비로소 긴장이 풀린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또 원하는 것이 생긴다.
욕심이 생기면 욕심껏 애써서 욕심을 채운다.
순간 기쁘고 만족스럽다.
하지만 다시 욕심이 생기면서 또 애써야 한다.
욕심에 지배되는 인생이다.
아무리 채워도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것이 욕심이다.
성취의 기쁨과 자랑스러움은 짧은 순간 지나쳐 버린다.
욕심을 쫒느라 헐떡이다 죽음을 맞이할 때 허망하다.
그런데 왜 자꾸 욕심에 매달릴까.
두 가지 욕구가 있다.
결핍에서 오는 욕구와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
결핍 욕구는 만족할 줄 모른다.
존재 욕구는 만족을 안다.
가져야 할 것을 가지지 못했고 이뤄야 할 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결핍감.
이 결핍감을 채우려는 결핍 욕구는 사실상 허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고가 되고자 하는 갈망'이 아무리 절실하더라도 허상을 쫒는 것이다.
최고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 만들어낸 허상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서 그토록 열심히 애쓰는지 돌아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허상을 위해 소중한 힘을 쏟고 있음을 말이다.
욕심 자체가 허망한 것임을 모를 때 욕심에 매달린다.
늘 부족해서 자꾸 욕심을 내는 악순환을 멈추지 못한다.
하지만 존재에 눈을 뜨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느낀다.
살아서 존재하고 있음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때 비로소 자신이 자랑스럽다.

가지려 이루려 애쓰는 삶을 계속 살아야 할까.
욕망이 지배하는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이런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자랑스러움이다.
허상을 버렸을 때 자랑스러운 존재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