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화
"제 감정을 잘 모르겠어요."
많은 내담자들이 털어놓는 고백이다.
좋은지 싫은지 애매하다.
일상에 생생함이 없다.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상담자가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때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을 살피게 된다.
곧 막막해진다.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으니 답을 하기 어렵다.
밖으로 관심을 쏟으며 살다가 문득 안을 보면 뿌옇다.
자신의 느낌을 외면한 채 살고 있던 것이다.
자신이 자기 마음을 돌보지 않으니 공허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는 아주 밝은 성격이었는데 어느 날 달라진 사람도 있다.
갑자기 말수가 적어지고 행동도 위축된다.
충격을 받은 것이다.
감당하기 버거운 충격을 받으면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기 어렵다.
충격은 안팎으로 올 수 있다.
부모님의 싸움이나 폭력을 당하는 것 같이 밖에서 비롯되는 원인이 있다.
외부 상황이 충격으로 다가올 때 가슴으로 느끼기에는 너무 버거워 머리를 쓰게 된다.
느끼기보다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을 느끼기보다 생각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쓰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심지어 감정조차 분석하고 평가 판단한다.
이런 방식이 몸에 익으면서 감정은 자동으로 억압되고 만다.
일상이 빛을 잃고 시들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을 머리로 해결하려는 사람은 두려움을 품고 있다.
'느끼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생생하게 느끼고 싶은 갈망이 있어도 느끼지 못한다.
정신 에너지가 가슴에서 머리로 도망가기 때문이다.
느낌을 되찾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머리를 그만 쓰고 가슴으로 느끼려 해 보아도 잘 되지 않는다.
이때 가슴을 두드리는 질문을 받으면 막막하기만 하다.
느끼려는 노력조차 생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느낌은 색이다.
느낌이 없는 삶은 회색이다.
생생하고 싶으면 느낌을 되살려야 한다.
억지로라도 에너지를 가슴에 붙잡아 두어야 한다.

감성 회복훈련을 해보자.
먼저 숨을 고르며 감각에 집중한다.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수시로 마음에 안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