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 관계
"서운함을 표현하면 연락이 끊깁니다."
남친과 사귄 지 4년이 된 여성의 사연이다.
평등하지 못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다.
연인끼리도 힘겨루기가 필요할까.
(7월 1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남친한테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국가고시도 합격하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남친한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어쩌다 서운함을 표현하면 바로 연락이 끊어진다.
먼저 숙이고 연락해야 다시 이어진다.
선생님한테 혼나는 학생 마냥 훈계를 들어야 한다.
사연자가 왜 서운했는지 남친은 관심도 없다.
평소 통화할 때도 사연자의 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는 다 한다.
배울 점도 많고 도움도 받은 처지라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연락 없는 남자한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
일방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할까.
사연자는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까.
아니면 의리상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럴 때는 멈추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음에 드는 것과 들지 않는 것을 차분하게 따져 본다.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이 갈등은 반드시 풀어야 한다.
일방 관계는 두 사람 모두에게 해롭다.
지배자는 심성이 거칠어지기 쉽다.
피지배자는 위축되고 생기를 잃기 마련이다.
갈등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시비를 가리는 식으로 풀 수는 없다.
마땅히 이래야 한다고 강요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진지한 소통과 공유가 필요하다.
서운함을 표현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돌아본다.
남친도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솔직하게 표현한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서로의 사정을 더 깊이 알게 될 수 있다.
그야말로 '비 온 뒤 땅이 굳는' 식으로 관계가 더 돈독해진다.
소통과 공유에서 중요한 것이 '관심'이다.
일단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 마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진지한 관심과 솔직한 고백으로 공유하는 소통에는 감동이 있다.
일방 관계에서는 감정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힌다.

길들임과 길들여짐은 부자연스럽다.
자기 입맛대로 상대를 길들이려는 행위는 폭력이다.
연인끼리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아까운 세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