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지금 고등학생인데 중1 때 나를 괴롭힌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콩닥콩닥해요."
중학생 시절에 당한 따돌림으로 고생하는 고등학생 사연이다.
지금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 않지만 그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떨린다.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10월 1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에게 끔찍한 기억이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당시에 잘난 척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잘 나가는 아이들한테 '꼽'을 당했다.
꼽은 노골적으로 조롱을 보내고 멸시하는 것이다.
잘 나가는 아이들이 꼽을 주자 사연자는 외톨이가 되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자 엄마한테 야단도 맞았다.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었다.
사연자를 괴롭히던 아이들도 다른 학교로 흩어졌다.
그런데 몇몇은 사연자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
어울리지는 않지만 지나가다 보게 되는 일이 있다.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떨린다.
집단 따돌림을 당한 기억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벗어나는 경우도 있고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사연자한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자신이 따돌림을 당했던 기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괴로우면 잊고 싶다.
그래서 괴로운 기억을 피하려 잠재의식에 묻어버린다.
소화되지 못한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두렵더라도 용기를 내서 괴로운 기억을 다시 살펴본다.
마치 영화를 보듯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인과관계가 보인다.
그 상황이 있는 그대로 보이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잡아낼 수 있다.
잘난 척하는 것이 꼴 보기 싫어서 꼽을 주는 아이들이 이해된다.
꼽을 당한 아이가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당시와 차이가 있다면 지금은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본다는 점이다.
이렇게 전체가 다 보이면 경험이 온전하게 소화될 수 있다.
혼자서 스스로 이렇게 치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자각했을 때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낼 수 있어야 한다.
피하려 할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음식에 체하면 속이 거북하다.
경험을 소화하지 못하면 마음이 체한다.
소화되지 않은 경험은 트라우마가 된다.
트라우마는 마주해서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