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너무 싫어요

양가감정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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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갑자기 존댓말을 요구해요."

아빠가 싫어서 불면증까지 왔다는 여학생 사연이다.

상반되는 감정이 동시에 일어나는 모양이다.

양가감정은 혼란스럽다.

(10월 1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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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존댓말을 쓰지 않으면 욕설과 폭력을 쓰겠다고 협박했다.

단단히 화가 나서 말도 섞지 않고 얼굴도 보지 않은 채 2주를 보냈다.

아빠가 먼저 화내서 미안하다며 사과 문자를 했다.

사연자도 아빠한테 하고 싶었던 말을 문자로 보냈다.


그런데 아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한다.

다시 존댓말을 요구한다.

말 잘 듣는 로봇 취급을 받는 느낌이 든다.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눈물이 난다.


부녀간 갈등이다.

아빠의 행동이 심각하게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연자가 과민한 것 아닌가 싶다.

아빠한테 가지고 있는 사연자의 감정은 무엇일까.


아빠가 싫어서 살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아빠의 무엇이 그리도 싫은 것일까.

사연에서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빠한테 감정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 같다.


아빠가 존댓말을 요구한다고 해서 화가 날까.

아빠하고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해서 살고 싶지 않을 만큼 절망적일까.

역설적으로 아빠가 사연자한테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아주 강력한 애증의 감정이다.


자기 나름의 선을 긋는다.

상대가 선 안에 있으면 애정을 보인다.

선 밖으로 나가는 순간 증오한다.

이것이 애증이라는 양가감정이다.


이 사연에서 부녀 모두 양가감정을 보인다.

상대를 내뜻대로 하려는 지배성을 드러낸다.

격렬한 부딪힘에는 강렬한 지배 욕구가 깔려 있다.

당사자들은 자신의 양가감정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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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과 증오는 쌍둥이다.

애착하기에 밉다.

애착이 없어지면 미움도 사라진다.

애증은 갈등과 혼란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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