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Oct 16. 2018

선도 질문을 아시나요?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질문

질문은 궁금증을 풀려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심리상담에서는 단순히 궁금증을 푸는 것 말고도 질문의 중요한 쓰임새가 하나 더 있다.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선도(先導) 질문'이라 한다.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목표와 방법을 공유하면서 함께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둘 사이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실에서는 다르다.


아무래도 내담자보다 상담자가 인간 심리를 이해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더 정통하다.

그래서 내담자가 상담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나닌가 말이다.

그래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위치를 보자면, 나란히 걷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가 반 발 정도 앞서서 길을 인도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상담자가 뒤에서 받쳐주거나 밀어주기도 한다.

특히 위로나 공감이 필요한 경우는 상담자가 앞서는 것이 아니라 옆이나 뒤에 서서 차분히 감싸곤 한다.


내담자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쏟아낼 때 조리 있게 잘 갖추어서 말하기는 쉽지 않다.

간혹 그런 능력을 가진 내담자들이 있긴 하지만 잘 정리되어서 나오는 이야기는 별로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감정이 일어나고 흔들리면서 이야기하는 그 내용들이 정말로 내담자가 직면해서 풀어야 할 주제일 것이다.

그래서 내담자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횡설수설하거나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면서 헤매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상담자가 그냥 소극적으로 듣기만 해도 되는 것일까?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상담자의 '선도 반응'이다.

한 발이나 반 발 정도 앞에서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상담은 내담자의 호흡대로 내담자 맞춤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담자가 한 발 또는 반 발 앞서서 내담자를 이끌 때에도 강의 식이나 훈계식으로 하면 곤란하다.

이럴 때 알맞은 방식이 '질문 형식'이다.

질문의 형태로 상담자는 상담의 흐름을 조정한다.



"모두가 나를 비웃는 그 상황에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어요. 진땀도 나고 얼굴도 붉어지는데 혹시 누가 알아보기라도 할까 봐 신경이 쓰여서 머리가 하얘지는 거예요.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사람들을 마주 볼 수가 없어요. 이런 제 성격이 싫어요...."

"당황하고 불안해지는 것이 자신의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원래 제가 소심하고 내성적이라 사람들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 아주 어릴 때는 안 그랬는데..."

"어릴 때는 어떠셨는데요?"

"호기심이 많아서 누구한테나 잘 물어보고 말도 먼저 걸고 그랬다고 해요. 아주 어릴 때라 뭘 모를 때는 그랬나 봐요. 하지만 전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상담자가 하는 질문에 따라서 내담자가 말하는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상담자가 던지는 질문은 내담자가 어떤 것을 말할지 안내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자, 당신이라면 마지막으로 한 내담자의 말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그러면 기억나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활발하던 어린 시절이 있는데도 내성적인 것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믿는단 말이에요?"

"어떤 계기가 있어서 맑았던 모습이 변화되었을까요?"


상담자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을 몇 개 나열해 보았다.

당신이 내담자라고 생각하고 상담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마음일지 상상해 보시라.

상담자가 한 질문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자신을 돌아보고 찾아볼 내용들이 달라지지 않는가!

이렇게 선도 질문을 이용해서 상담자는 상담의 흐름을 이끌고 내담자가 통찰에 이를 수 있게끔 도울 수 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을 하나 꼽아 보자.

만약에 내담자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상담자가 다른 방향으로 선도 질문을 하는 상황은 어떨까?


내담자의 성향이나 둘 사이에 형성된 신뢰의 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크고 작은 저항이 생기기 쉽다.

저항은 상이 나아가는 방향에 제동이 걸리는 현상이다.

내담자의 의도를 고려하지 못하고 선도 질문을 남발하면 불필요한 저항에 부딪혀서 상담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선도 질문은 잘 쓰면 아주 효율적이고 깊이 있는 상담으로 이끄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잘못 쓰면 상담 자체에 위기가 온다.

선도 질문을 잘 하려면 상담자는 그만큼 내담자의 마음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충분히 귀담아듣고 내담자에게 공감하면서 선도 질문을 할 때 상담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상담자가 그냥 내담자의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듣기만 해서는 상담이 될 수 없다.

질문을 하는 것으로 내담자한테 필요한 정보를 알아내기도 하고 내담자가 자신을 성찰하고 새로운 통찰을 할 수 있게끔 이끌어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인드코칭 연구소

환영합니다. 마인드코칭연구소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소개받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참나원 방송과 마음공부를 함께 하는 마인드코칭연구소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참나원 방송을 들으시면서 궁금한 것은 네이버 카페로 들어오셔서 마음껏 나눌 수 있습니다. 

#마인드코칭 #개인상담 #집단상담 #생활명상 #마음공부 #대화코칭 #명상에니어그램 #셀프코칭 #학습코칭


팟빵 {심리상담방송 참나원} 바로가기 http://www.podbbang.com/ch/10265
참나원은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방송인만큼 여러분의 참여를 늘 기다립니다.
상담 문의는 chamna-one@daum.net이나 chamna-one@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마인드코칭연구소 찾아오는 방법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계천로 67 종로1번가 508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로 나와 20여 미터 직진 후 오른쪽 길(종로 10길)로 청계천이 나올 때까지 직진한 후 왼쪽 방향에 있는 버스정류장 바로 앞 건물 종로1번가 오피스텔, 508

매거진의 이전글 질문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