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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28. 2021

가부장적인 아빠 때문에

부녀 갈등

"가부장적인 아빠가 불같이 화내는 것을 견딜 수 없어요."

22세 여성의 고민이다.

아빠한테 격한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

부녀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듯하다.

(4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엄마, 동생과 함께 외국 생활을 7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먼저 입국해서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20살에 가출해서 혼자 살고 있다.

가출하게 된 사연이 기막히다.


아빠는 평소에 다정하고 잘해주신다.

그런데 화가 나면 폭언과 폭력이 심하다.

유학을 가게 된 이유도 공부보다는 아빠한테서 떨어지려는 목적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촌 오빠 집에서 지냈었다.


동생과 엄마도 들어오면서 인천에 집을 사서 가족이 모이게 되었다.

통금이 9시였는데 애걸복걸해서 9시 반으로 늦추었다.

그러다 취직이 되어 직장에 다니게 되었고 사건이 벌어졌다.

회식으로 늦었다고 전화로 쌍욕을 해서 택시를 타고 새벽에 귀가했다.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셨고 아빠의 폭력이 시작되었다.

말리는 엄마를 밀어젖히고 방문을 잠근 채 사정없이 뺨을 때렸다.

"너 같은 자식 필요 없다."며 나가라고 해서 나가겠다고 했다.

가출한 후 부모님의 지원이 한 푼도 없이 월세방에서 살고 있다.


지금은 투룸에서 지낸다.

가끔 동생이 전화해서 집에 언니가 없으니 너무 힘들다고 한다.

아빠 때문에 힘들다면서도 요즘 아빠가 너무 약해졌다고 하는데 가슴에 응어리가 진다.

사연자는 어찌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하소연을 길게 올렸다.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사연자의 아빠가 그렇다.

불같은 성격을 그냥 인정해도 될까.


보통 가족은 서로 닮는다.

아빠의 폭발하는 성격을 딸이 닮지 않았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하고 조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연자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참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에선 비슷하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서 한 희생과 헌신도 알고 있다.

하지만 폭언과 폭행도 그에 못지않게 심했다.

미운 정과 고운 정이 동시에 감당이 안될 정도로 둘 다 크다.

이런 애증은 통합되기 어렵다.



공든 탑도 무너진다.

폭발하는 화로 무너진다.

화를 다스리지 못하면 아무리 공을 쌓아도 소용이 없다.

자나 깨나 화 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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