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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29. 2021

어린 남자 친구가 화났을 때

관계의 평등성

"남자 친구한테 데이트 비용이 없다는 말을 못 하겠어요."

두 살 어린 남자를 사귀고 있는 한 여성의 고민이다.

차마 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대로라면 자칫 관계의 불평등성이 심해질 위험이 있다.

(4월 2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남자 친구가 용돈을 받는 입장이라 데이트 비용을 주로 사연자가 쓴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로 적자가 났다.

보통 주말마다 데이트를 했는데 다음 주에 보자고 했다.

미리 약속을 했던 것도 아닌데 남자 친구는 데이트를 미루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돈이 없다는 말을 하기 곤란해 얼버무렸더니 남자 친구가 화를 낸다.

화난 남자 친구를 어떻게 달래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연자는 왜 곤경에 빠졌을까.

어쩌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불평등한 관계는 원만하기 어렵다.

특히 연인 사이가 일방적이면 심각하다 하겠다.

재력이나 권력으로 상대를 붙잡아 두는 관계는 끔찍하지 않은가.

데이트 비용이 없다는 말을 못 하는 심리가 무엇일까.


은연중 관계 방식이 정해지곤 한다.

'밥 잘 사 주는 누나'로 관계가 유지된다면?

서로에게 해롭지 않을까.

일방성에는 긴장과 갈등의 위험성이 뒤따르곤 한다.


관계에서 베푸는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이 고정될 때 문제가 생긴다.

베푸는 사람은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받는 사람은 무능해지거나 뻔뻔한 사람이 되고 만다.

부모 자식 사이라 하더라도 이런 관계가 계속 건강하게 유지될 수는 없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가진 돈이 많다는 이유로 비용을 전담하는 것은 곤란하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공유하는 영역이 많아지는 법이다.

예상 못한 지출로 데이트 비용이 없다는 말을 하기 어렵다면 친밀한 연인이라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일부러라도 어려움을 알리고 상대의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귐을 시작할 때 상대를 어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깊은 관계가 되어서도 여전히 어렵다면 갈등이 된다.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도 쉬쉬할 것이 있다면 심각해진다.

일방적인 관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쌍방이 평등해야 한다.

일방 관계에서는 긴장과 갈등이 생긴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서로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각자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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