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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작시

목련꽃 무장해제

자작시_목련꽃

by 광풍제월

목련꽃 무장해제

2023.3.25.

도서관 2층 열람실을 나서면 복도 옆에 바로 창문이 있어서

창틀을 통해 바깥세상을 마주한다.


바깥에 목련나무가 2층 높이만큼 자랐다.

가만히 다가가니 눈높이의 꽃잎이 먼저 피었다.


잘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에 꽃봉오리는 씻은 붓의

하얗게 보이는 부분처럼 반쯤 내밀고 있다.


꽃잎을 자세히 보면 내부에 3장, 바깥쪽에 6장으로

가장 안전하게 암술과 수술을 감싸고 있다.


목련꽃 아래에서 목련꽃을 올려다보면서 감상하다가

목련꽃 내부를 직접 보니 오래된 비밀을 훔친 기분이다


목련꽃그늘에서 편지를 읽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목련꽃 신비를 무장해제한 나를 만난다.

목련2.jpg
목련1.jpg
(좌) 무장해제한 목련 속살, (우) 창밖의 목련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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