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_148회
떠나는 자의 뒷모습
2025.8.11. 월(D-142)
오늘 출근하면 해야 될 일을 생각했다. 마지막 출근이다. 먼저 연가 신청을 하고 공로연수계획서를 신청해야 한다. 다음은 컴퓨터 하드웨어에 있는 자료들을 삭제하고 컴퓨터 비밀번호를 보이는 곳에 적어두면 된다.
아침은 천마차와 책상 위에 있는 과자 2개를 먹었다. 10시까지 출근이나 평소처럼 5시 53분 출근하였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 생각하니 더욱 소중한 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 안에서 나의 두 번째 교과서-국어 1강 읽기, 큰 세상을 만나는 기쁨 유튜브를 보았다. 나민애 교수가 강의하였다. 7시 6분 김포공항역에 도착하여 4번 출구로 나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평소에 다니는 길인데 오늘 이 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전철 게이트 표 체크하는 곳도 사진으로 남겨 두었다. 평소 늘 다니던 4번 출입구도 아쉽게 느껴진다. 90 계단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7시 11분 계단을 걸어서 올라오니 하늘이 잿빛이다. 박물관 쪽과 좌측 사진을 찍었다. 내가 관찰하던 벚나무도 수피모습과 수형을 찍어 두었다. 이제 이곳에서 다시는 벚나무 겨울눈을 보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아쉽게 느껴졌다. 잎이 무성하다. 양쪽으로 도열한 숲길 터널도 참 아름다운 출근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청사 가까이에서 청사 원경을 찍었다. 내가 거의 6년을 다닌 삶의 애환이 묻어있는 삶터이다. 먼저 출석체크를 하였다. 연가를 상신하려고 보니 미리 등록을 하여 두어서 결재상신만 하면 되었다. 8월 말까지 쓰면 약 12일 정도 연가가 남는다.
정년공로연수 신청을 하려고 문서를 기안하니 기록물철이 없어 문서를 만들 수 없어 임시저장을 하여 두었다. 8시 12분 여*영 주임께 전화해서 잠깐 내려올 수 있냐고 하니 바로 내려오겠다고 했다. 기록물철생성과 컴퓨터에 들어있는 자료 삭제관련하여 물어보니 기록물철 생성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자료 삭제는 컴퓨터자체를 포맷하기 때문에 그냥 두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했다. 9월 1일부터 공로연수 예정이니 컴퓨터 자료삭제하여 달라고 메일을 보내 달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메일을 보냈다.
개인자료를 네이버박스로 옮겼다. 옮기고 나서 PC에 자료는 삭제를 하였다. 참 세월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몇 기가바이트의 자료도 수분 내로 옮겼다. 오전에는 자료를 모두 옮겼다.
점심은 양*훈 자료학술실장과 함께 갈려고 연락을 했으나 받지를 않아 그만두었다. 나중에 오늘 점심은 곤란하고 수요일 괜찮냐고 물어서 오후에 차 한잔 하자고 했다.
점심은 이영주실장과 둘이서 지난번에 갔던 곰탕집으로 갈려고 나가는데 앞에 임원 세분이 가고 있어 우린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순댓국집으로 갔다. 장터국밥집보다 맛이 좋다.
1시 30분에 양실장을 만나려가니 박*진 팀장과 이야기 중이어서 인사를 하고 셋이서 차 한잔 하려 3층으로 올라갔다. 양실장은 공로연수 방침문서를 보고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다고 했다.
관장님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며 본인은 관장님 오실 때 벌써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전에 힘든 관리자를 많이 겪어서 지금은 크게 힘든 줄 모른다고 했다.
박물관이 정착하는데 10년 정도 소요되는데 그전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고 했다. 우리도 초창기에 검증 없이 도입한 제도를 이제 운영하면서 나오는 문제들을 개선하는 기간이니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그동안 잘 도와주셔서 무사히 공로연수에 들어가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임직원들께 인사를 드리려 2층으로 들어갔다. 본부장님께서는 보고를 받고 계시고 학예본부장님은 자리에 계시지 않았다. 디지털 쪽에 가서 헌혈을 누가 담당하냐고 물으니 기평팀이라고 해서 헌혈증 2개를 한*윤 연구원에게 주며 나중에 전달하여 달라고 했다.
관장 비서께 관장님 인사하려 들어가도 되냐고 물으니 2시 지났으니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회의용 탁자에 앉아 계셔서 인사를 드렸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공로연수 들어갈 수 있게 배려하여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갑질 이야기를 하다가 전임 학예본부장께서 임기 하루 전에 해임되셨다고 하니 그 이야기는 처음 듣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일을 잘하느냐고 해서 나는 처음에 남*두, 이*주 두 팀장과 함께해서 두 사람과 제일 마음이 맞았다고 하고 학예 쪽은 잘 모른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지낼 것이냐고 물어서 올해까지는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전기기능사 끝나고 나면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기와 승강기 공통점이 많아서 승강기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다.
학예본부장실로 가니 자리에 계셔서 인사드리려 왔다고 했다. 퇴직하면 무엇할 거냐고 해서 우선은 쉬고 나서 전기 관련 일자리가 나오면 일을 할 계획이라고 하니 본인은 퇴직하면 쉬고 싶다고 했다.
무사히 퇴직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끼고 있다고 하셨다. 아마 지금 어려운 심정을 에둘려 표현하시는 것 같다.
경영본부장님께서도 자리에 계셔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왔다고 했다. 본부장님께서 이제 관장님께서도 한계에 도달하신 것 같다고 했다. 모든 것을 챙기시니 본인도 힘드시고 직원도 힘들게 된다고 했다. 내가 이런 것도 해야 되느냐고 총무인사팀장께 고충을 토로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자리로 다니면서 직원들께 인사를 했다. 기조실 양팀장은 한 명은 출장이고 한 명은 연가라고 했다. 남실장한테 먼저 인사를 했다. 그동안 잘 챙겨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건강이 우선이니 건강 잘 챙기면서 일을 하라고 했다. 그동안의 고마움을 담아 악수를 하였다.
3층으로 올라가서 인사를 하고 중앙통제실로 내려가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였다. 중통실은 벌써 모르는 직원들이 몇 명 되었다.
인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거의 3시가 되었다. 짐은 토요일 챙겨서 별로 없다. 헤드셋과 볼펜 등 책상 위에 남아 있는 사물을 챙겼다. 테이프와 딱풀도 버리기에 아까워 가방에 넣었다.
3시 17분에 나왔다. 이실장이 게이트까지 배웅을 해 주었다. 박*원 연구원도 게이트에서 만나 인사를 하였다. 박연구원은 전기기능사 자격 꼭 취득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실장이 게이트까지 나오니 끝까지 함께 근무한 정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