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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나무에서 인생을 배우다

쓸어진 나무_151회

by 광풍제월

쓰러진 나무에서 인생을 배우다

2025.8.15. 금(D-138)


6시 배봉산 황톳길 맨발 걷기 산책을 갔다. 황톳길을 걸을 생각으로 스포츠 수건을 챙겨 목에 걸고 갔다. 끝나고 발을 씻고 나서 수건으로 닦을 생각이다. 맨발 걷기 길에 걷는 사람이 많이 있다.

황톳길을 걸으니 바닥이 밀가루 반죽을 한 것처럼 말랑말랑해서 촉감이 좋다. 어릴 때 모내기할 때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발바닥이 논흙에 닿는 느낌과 비슷하다. 물에 잠긴 흙을 밟으니 발가락 사이로 흙이 밀려 올라왔다. 나중에 시를 쓰면 발가락 사이로 소소한 행복이 올라왔다고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그냥 걷다가 나중에는 나민애 교수의 유튜브를 보면서 걸었다. 한 시간 정도 걷고 수돗가로 가서 발을 씻고 바로 옆 신장 체중계와 혈압 측정계실로 들어갔다. 바로 앞에 사람이 나와서 들어가서 체중계에 올라가니 작동을 하지 않았다.

혈압을 측정하니 118/80 79가 나왔다. 정상이다. 혈압이 정상수치가 나와 기분이 좋다.


오늘은 국경일이라 도서관이 휴관이라 집에서 시간을 틈틈이 전기기능사 실기 공부하면서 보냈다.

5시 10분에 아내 출근길을 바래다주었다. 이경마트에 가서 초콜릿을 가서 갔다. 나는 헛개차를 하나 고르고 내가 먹을 초콜릿 2개와 작은 아들 것 하나를 챙겼다. 재개발로 주변이 모두 철거예정이라 사람이 살지 않아 여자가 혼자 다니기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 일터에 도착하니 5시 50분이다. 딱 맞게 도착했다.


돌아올 때는 중랑천으로 해서 왔다. 얼마 전에 비가 많이 와서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이번에 심은 나무는 모두 쓰러졌다. 기존 나무는 물이 넘쳤지만 그대로 버티고 있다. 다만, 물이 지나간 흔적은 나무에 남아 있다.

쓰러진 나무를 보면서 잔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면 보조 지지대가 있어도 외부 충격에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나도 이제까지 일반관리만 하여 왔는데 앞으로 전기 분야에 뿌리를 내리기는 지난한 과제임을 쓰러진 나무를 보면서 직감하였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잔뿌리를 내리는 과정, 이것이 인생 2막의 첫 관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50815_175410.jpg 중랑천 범람으로 쓰러진 나무(202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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