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동행_4회
눈 내리는 날 아내 출근길 동행하다
2025.1.5. 일(D-360)
4시에 일어나 바깥을 보니 눈이 쌓여있고 지금도 내리고 있다. 간밤에 내린 눈이 쌓일 정도로 눈이 많이 왔다. 올해부터는 눈이 와도 눈 치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작년까지 융합사업실장을 할 때는 담당업무 중에 제설작업이 들어가 있어 눈이 오면 박물관 제설작업이 1순위 업무였다. 눈이 조금만 내려도 관람객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 세곤 했었다.
당초 계획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 갈 계획이었는데 눈이 오니 가기가 싫어졌다. 아내가 9시 조금 넘어서 출근이라고 해서 아내를 사업장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9시 조금 지나서 우산을 하나씩 가지고 나갔다. 눈이 조금 내려서 모자를 쓰고 우산은 들고 갔다. 커피를 한잔 사줄까 물으니 돈을 절약해야 하니 마시지 않겠다고 했다가 내가 사주니 먹어 볼까 했다. 하지만, 자주 가는 길 옆 커피집이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서 나한테 커피를 얻어먹을 복은 없나 보다고 했다.
신이문역 앞에서 눈 온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9시 44분이었다. 고생하라고 하고 여기서 헤어졌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눈길을 밟고 돌아오니 사부작 소리와 함께 서산대사의 답설가가 생각이 났다.
답설가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는
함부로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오늘 내가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이제 퇴직을 앞두고 있는 내게 새로운 개척지를 걸어갈 일은 없겠지만 아무도 걷지 않은 눈 길을 걷는 것은 역시 조심스러웠다.
유튜브로 조경기능사를 검색하니 자격증 따지 말아야 할 것에도 있고 은퇴 이후 유망한 자격증에도 있어 판단에 혼란을 주었다. 아마 부정적 이유로는 은퇴 이후에 조경시장에 새로 진입하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일을 시키는 입장에서는 은퇴자보다는 40 50세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편하고 효율적인 것은 누가 봐도 아는 사실이다.
재활용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고 방을 청소하였다. 이발을 하려 황소이발관을 가니 한분이 머리를 깎고 계셔서 조금 기다렸다가 머리를 깎았다. MG 새마을금고 달력이 몇 개 보여서 하나를 줄 수 있냐고 물으니 누가 부탁해서 얻어놓은 거라 곤란하다고 했다. 큰 글자 달력이 요즘은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나중에 계산하고 나오는데 주인장께서 먼저 갖는 것이 임자라며 가져가라고 해서 들고 나왔다. 다른 사람이 부탁해 놓은 것은 갖고 나오니 꼭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였으나 오랜 단골을 배려하여 주는 주인장의 마음을 생각하여 받았다.
6시 26분에 체중을 측정하니 72.14가 나왔다. 올해 제1순위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현재 체중에서 최소한 5킬로그램은 줄여야겠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도 필요하지만 그전에 더 조심해야 할 것이 금주이다. 올해는 술을 줄이고 가능하면 금주하는 노력을 하여야겠다. 건강 적신호가 켜져 있다. 인생에서 제일 큰 고비가 올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