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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유월의 마지막 날

유월 마지막_30회

by 광풍제월

유월의 마지막 날

1988. 6. 30.


유월의 마지막 날이다.

88년도 이제 전반기가 끝나고 곧 후반기로 접어든다. 1월 1일이 어제 같은데 벌써 반년이 흘려갔다고 생각하니 시간은 참 빨리 흘려가는 편이다.


6개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매일 먹고 자고 근무서고 하는 일 외에 또 무엇을 했단 말인가 26세의 전반기가 그냥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 셈이다.

생존경쟁의 현대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패배적인 삶을 살 것 같다.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군생활이다. 제대만 하면 곧바로 현실과 부딪쳐야 한다. 이제까지는 캠퍼스의 보호막 아래에서 어느 정도의 실수와 잘못은 묵과되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은 그러한 실수들이 결코 묵과될 수 없을 것이다.


능력위주의 삶, 강자 생존의 삶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시간절약부터 해야겠다. 물론 군에서의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나의 동료들은 뭔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위해서 쓰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열심히 시간을 사용해도 그들을 따라잡기 힘든데 그냥 머물고 있다면 상대적 퇴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어떻게 절약할 것인가. 먼저 수면 시간을 줄이고 버려지는 시간을 모아야겠다. 그 시간에 단 몇 줄의 글이라도 읽는 습관을 길려야겠다.

또한, TV를 시청하는 시간을 없애야겠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TV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정보의 제공이란 측면에서도 TV에서 얻는 것이 그렇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군에 있는 몸이라 그 정보들이 곧 생활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은 건강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심신이 나약하여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건강증진에 좋은 계기가 군대 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모든 체력단련은 열심히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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