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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영일기

전역 후 걱정

걱정_43회

by 광풍제월

전역 후 걱정

1989. 1. 20. 금


겨울비가 내린다.

군에서 맞는 마지막 겨울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착잡하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황금기를 한평 남짓한 전투호에서 보내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든다. 친구들에게서 날아오는 편지들

한결같이 세상 살아가는 걱정들이다. 가끔씩 과 여자친구들의 결혼얘기를 들을 때는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어제는 영*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다시 진학에 도전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제대하고 1년 정도 시간이 있으니 거의 실현성이 있는 얘기 같았다.


나의 경우는 너무 시간이 임박하다. 전역하고 5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는다. 이 5개월의 시간이 나의 전 인생에 커다란 갈림길이 될 것이다. 시간의 질 이것은 전 인생에서 균등할 수만은 없다.


머리 위의 파랑새를 잡기 위해서는 때론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필요도 있겠다. 만사를 허허하면서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한 마리의 파랑새는 언제나 날아오는 것은 아니다. 처음 눈에 보일 때 잡자. 지금은 젊음이 있다. 그리고 열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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