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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가 Apr 29. 2020

뇌과학 책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운명은 이미 정해진 삶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운명의 존재를 증명할 수단은 없다. 다만 예측 가능성을 통해 운명의 유무를 유추해 볼 수는 있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운명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돌아가는 세상도 한 사람의 인생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현재 코로나 사태를 보자.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이 정도까지 강타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 사람은 없다. 미국과 유럽이 이 정도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는가? 한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 내가 후에 10권이 넘는 책을 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예견한 이는 없었다. 나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는 독서와 글쓰기에 담을 쌓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는 세계에서(복잡계) 무언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발상은 어찌 보면 순진한 생각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정확한 예측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강화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 또한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지금 소개할 명저 <운명의 과학>에서 말하는 ‘운명’은 그런 의미에서의 운명이다. 


그냥 운명이라는 개념에서 운명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비극적인 암시를 덜어 내고, 도달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종착지라는 개념으로 운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 <운명의 과학> 23p



그렇다면 내 삶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외부 환경을 배제한다면 결국 내가 내리는 ‘의사결정’에 따라 운명의 화살이 날아갈 확률이 높다. 의사결정의 주체는 누구인가? 나이다. 생물학적으로 말하자면 나의 ‘뇌’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뇌’는 사람과 관계없이 일관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미묘한 개인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뇌의 기본적인 기능을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뇌의 생물학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운명의 과학>은 총 8장으로 다양한 분야의 뇌의 기능에 대해 설명한다.


1. 자유의지냐 운명이냐 : 생물학적 운명의 의미와 뇌과학에서 자유의지의 위기를 다룬다

2. 발달 중인 뇌 : 아이, 10대, 성년, 장년, 노인 등 각 세대별 뇌의 특징에 대해 다룬다.

3. 배고픈 뇌 : 뇌가 왜 특정 음식을 선호하게 하는지, 음식의 선호가 어떻게 세대의 운명까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룬다.

4. 보살피는 뇌 : 섹스, 남녀 간의 사랑, 육아, 우정 등 사회적 뇌에 대해 다룬다.

5. 지각하는 뇌 : 현실과 지각된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설명한다. 그것의 의미와 영향력에 대해 다룬다.

6. 믿는 뇌 : 신념, 믿음, 정체성 등이 뇌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 의미와 교훈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7. 예측하는 뇌 : 현재의 뇌과학의 예측 능력과 그 의미에 대해 다룬다.

8. 협동하는 뇌 : 정신질환과 연민의 뇌과학에 대해 다룬다.



그렇다면 뇌의 생물학적 운명을 아는 것은 왜 중요한가? 역설적으로 운명을 과학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력 테스트 결과 수능 상위 0.1% 아이들은 수능 성적 평균인 아이들보다 더 높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수능 상위 0.1% 아이들은 자신의 테스트 점수를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정확히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수능 상위 0.1% 아이들은 평균인 아이들보다 기억력 차이는 나지 않았지만 자신의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높은 메타인지가 주는 선물은 무엇인가? 효과성과 효율성이 높은 전략이다. 


<운명의 과학>이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압도적으로 확률이 높은 뇌의 생물학적 운명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면(운명의 높은 메타인지) 자신이 원하는 운명을 창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인생 전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운명의 과학>의 저자 한나 크리츨로우는 네이처가 인정한 스타 신경학자이자 특히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운명의 과학>이 뇌과학의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밌는 이유이다. 특히 한나 크리츨로우는 <운명의 과학>을 통해 자신이 과학계의 핵인싸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가들의 전문 지식을 인용만 한 것이 아니라 대가들과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책에 실어서 과학적 지식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다음은 당신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과학적 사실 몇 가지를 발췌 정리한 내용이다. 책 내용의 극히 일부분이니 꼭 책을 읽어보시라.



1. 뇌파 동기화


직접적인 시선 접촉은 뇌파 동기화를 자극하여 소통과 학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시선 접촉을 통한 뇌파 동기화는 자녀의 언어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드러났다. 하지만 뇌파 동기화의 힘은 육아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타인과의 거의 모든 소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심지어 외국어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따듯한 시선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훈련만으로 당신의 운명은 바뀔 수 있다.


2. 뇌의 가소성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지만 아직까지도 가소성의 파괴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 드물다. 특정 분야를 매우 열심히 하면 뇌는 해부학적으로 변해(가소성) 그 분야의 일을 정말 잘하게 도와준다. 가소성은 죽을 때까지 일어난다. 당연히 뇌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3. 운동의 뇌과학


뇌는 왜 있는 것일까? 가장 신빙성 있는 가설은 움직이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움직일 때 뇌는 큰 보상을 내린다. 특히 운동을 하면 뇌에서 새로운 세포가 탄생한다. 뇌세포는 성인이 되면 새롭게 생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옛이야기이다. 운동을 하게 되면 몸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뇌가 건강해지고 더 똑똑해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좋은 머리로 거듭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뛰어라.


4. 뇌와 비만


시상하부에 있는 FTO(체지방량 및 비만 관련 단백질)의 유전자 변이 2개를 갖고 있는 전 세계 인구 1/6의 사람은 변이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보다 비만이 될 확률이 50퍼센트가 높다. 비만인 사람은 유전자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왜 그토록 야식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된다. 당연히 비만을 극복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치밀하고 더 강한 다이어트 환경설정을 해야 할 것이다.


5. 식습관과 후성유전학


생쥐 연구를 통해 발견한 놀라운 사실 한 가지. 새롭게 형성된 식습관은 3대에 걸쳐서 진행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나의 식습관이 유전자에 새겨져 내 자녀와 자녀의 자녀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실로 무서운 사실이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계속 드러나는 사실은 건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식습관이라는 것이다. 나의 식습관은 내 운명뿐만 아니라 내 손자의 운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


6. 사랑과 뇌과학


뇌과학으로 보면 사랑은 마약과 다르지 않다. 인간은 사랑에 중독되어 있다. 배우자와 어떻게 하면 평생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뇌과학은 이야기한다. 정기적으로 섹스와 외부 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거기에 더불어 잦은 스킨십과 따뜻한 대화를 곁들인다면 뇌과학이 이야기하는 사랑의 유통기한인 7년을 70년까지 넓힐 수 있다.


7. 우정과 뇌과학


외로움은 비만과 흡연의 악영향과 동급이다. 반대로 우정은 건강과 행복을 모두 지켜주는 최고 수준의 인생 보약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뇌는 긍정적인 사회활동에 엔도르핀, 옥시토신, 도파민, 세로토닌 등 여러 기분 좋은 신경물질로 보상을 해준다. 친구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 한 명이면 뇌는 만족한다.


8. 지각의 뇌과학


당신이 현재 보고 있는 현실은 객관적 현실이 아니다. 지각은 철저히 주관적이며 우리가 보는 현실은 왜곡된 현실이다. <운명의 과학>을 읽어보라. 그렇지 않다면 우리 뇌 작동하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그리고 왜곡된 현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혁신이 탄생할 수 있다.



9. 뇌와 신념


뇌는 신념을 구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왜냐하면 상황을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다양한 사실이 뇌를 성가시게 하더라도 확고히 구축된 신념 하나만 있다면 쉽게 처리한다. 하지만 그래서 큰 문제가 있다. 상황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진화된 결과로 뇌는 신념을 만들었는데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한 나머지 그 신념 때문에 제대로 된 시대 적응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한계를 유연성이라는 뇌의 또 다른 능력으로 극복할 필요가 있다. 검증된 펙트 앞에 자신의 신념을 굽힐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10. 명상하는 뇌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뇌를 활성화시킨다. 명상하는 뇌는 똑똑하고 건강한 뇌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동적인 유산소 운동과 매우 정적인 명상 모두 뇌에게는 유익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운명의 과학>에서는 명상과 유산소 운동을 함께하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운동과 명상의 하루 1시간이 당신의 운명을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자신의 생물학적 운명을 깨닫고 과학적 방향으로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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