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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포즈의 코지

by 블랙코지


집에서 가만히 쉴 때도 코지는 우리 부부 곁으로 자주 오지 않는 편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독립성이 강한 것 같다가도... 왜 분리불안은 가지고 있는 건가. 의아하기도 하다

여하튼 나는 항상 내 옆에 붙어 만져달라고 하는 강아지를 원했지만 우리 강아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약 2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무얼 하길래 도통 우리 옆으로는 오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 다가가 보면

그저 얌전히 엎드려 쉬고 있는 코지.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얌전하긴 한데 가만히 있는 모습이 결코 평범하진 않다.


더워서 그런지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걸 좋아하는 건 좋다 이거다. 하지만 꼭 그렇게 화장실과

현관 바닥타일에 누워야 하는 거냐고 묻고 싶다.

좀 더 깨끗한 바닥에서 쉬면 안 되냐고, 간식 준다 불러보고 목소리도 깔며 혼낸다고 불러보기도 하지만 잠시 뿐이다.

또다시 혼자 사라져 찾아보면 화장실 타일 바닥에 여유롭게 누워있다.

평범하지 않게 말이다.

왜 입과 코를 저렇게 삐딱하게 하고 있는 것일까? 보는 사람만 불편한 걸까?

저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강아지는 정말 편한 걸까?

정말 삐뚤어졌는데?

억지로 시켜도 코가 삐뚤어지게 엎드려 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KakaoTalk_20250923_212022137.jpg 코가 삐뚤어지게 누워보자!



차가운 타일을 찾아 현관에 나가 누워있을 때조차 평범함을 거부한다.

더러운 신발들 사이를 비집고 누워 굳이 냄새나는 신발을 베고 누워있는 걸 보면...


너는 좋겠지만, 엄마는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코지야!!

(눈감고 있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두 눈을 번쩍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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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렇게 신발 사이에서 신발을 베고 눕는 걸까? 쿰쿰한 냄새를 좋아해서 그런 걸까?


중문이 너무 가벼워 폴짝 뛰면서 혼자 중문을 열 수 있었던 코지라서 문을 닫아도 혼자 문을 열고 나가

오롯이 현관을 즐기던 코지였다.

지금은 이사하면서 무거운 중문으로 바꿨고 코지가 열려는 엄두도 내지 못해 현관타일을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차선책으로 실내화를 베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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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만 들어가면 따라 들어와서 묘하게 벽에 붙어있는 코지다.

어디든 벽에 붙어 있어야 맘이 편한 건지 시원해서 그런 건지.

코지 마음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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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923_211721448.jpg 벽에 찰싹 붙기!



강아지들은 더울 때, 코나 혀가 차가운 것에 닿게 해 체온을 내리려 한다는 걸 들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코지도 코가 차가운 벽에 닿여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기도...


코지야 너의 마음은 엄마가 잘 모르겠지만 너 편한 데로 살아라!

이상한 포즈의 코지라도 우리는 너를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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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