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1.
전쟁이 이렇게 쉬운 것이었나. 625, 어릴 적 내가 외우던 전쟁은 이 숫자 하나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숫자가 너무 많아져 무뎌질까 두려워진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이 났던가. 아 휴전했었지. 그리고 어떻게 되었던가.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은? 이란은? 이스라엘은? 미국은? 북한은?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우리인지도 모를 세상 아닌가. 다 같이 잘 사는 게 이렇게 어려우니 오늘도 7살, 10살 두 아이는 열심히 싸우다 언니가 울면서 상황이 종료되었다지. 7살이 말한다. “마음에 분노가 왔어. 기쁨이 아니라. “
2.
누군가의 삶과 죽음이 누군가의 판단과 장난으로 결정되는, 거대담론 속에 웅크린 유치 찬란한 해프닝들에 어질어질한 요즘이다. 그럼에도 주식창이 붉어 괜한 미안함이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이 생일에 부담 없이 뷔페 갈 수 있겠는데 라며 사이버머니와 사이버목숨 사이에 사이비 같은 삶이 지속된다.
3.
으레 삶은 그런 것이야 하고 치부하기에는 양심과 정의가 부들부들거리지. 오늘도 어김없이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보냈으나 나의 당나귀가 될 대각선연구소가 좀 더 으헝으헹 히이힝 하며 활기를 띄길 두 손 모아 조금 간절해진다. 언젠가 가로세로연구소와 콜라보를 하며 통일에 한발 더 가까워지고 말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