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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꼬마 Oct 18. 2023

산 넘어 산

섹시한 길벗과 함께라서 다행

오랜만에 학교에 갔다. 수료하고 처음으로 가는 학교다. 예비심사용 논문을 출력해서 제출하고, 학위수여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출력했다.

금요일까지 마감기한이지만 그때까지 붙잡고 있을 시간이 없다. 다음 주부터 박사학위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


한번 더 도약해 보기로 한다. 상담학 박사까지 마쳐서 80세까지 상담하면서 강의하면서 사회활동을 왕성히 할 거다.


남자친구와 함께 박사과정을 준비한다. 함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먹으며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애인이어서 감사하다. 정치성향, 종교까지도 잘 맞고, 가장 기본적으로는 서로의 외모와 스타일에서 성적 매력을 느낀다. 서로 살아온 연륜이 있고, 잘 안 맞는 사람과 가정을 꾸려보고 실패해 본 경험이 있어서 이렇게나 잘 맞는 서로를 더욱 귀하게 여긴다.


나에게 열일곱이라는 남자친구와의 나이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내 남자친구가 내 친구들 남편들보다 건강하다. 이제 내 친구들 남편들은 40대 초중반이 되어 다들 비만한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다.  아마도 고지혈증과 혈압, 당뇨 등 내분비내과 질환들이 속속 나타날 때다.


남자친구는 이번 건강검진 때 56세에도 혈관나이 47세를 증명받았다. 배가 하나도 없이 말랐다. 수십 년 전부터 유기농과 친환경 제품들만 고집해 왔고 식탐도 별로 없다.


몇 달 전부터 아침 과일식을 시작한 우리는 100세를 준비한다. 80세까지 지속 가능한 직무능력과 건강을 갖추기 위해 박사과정을 밟고 식이와 운동을 한다.

나중에 누군가 먼저 죽게 될 때에는 헬렌 니어링이 스콧 니어링의 임종을 지켰던 것처럼 서로를 지켜주자고 얘기하기도 했다. 우린 정말 좋은 동지다.


논문 제출을 마친 후 남자 친구가 사준 축하 맥주를 마시고 집에 왔다.

몇 주 동안 너무너무 수고한 나 자신에게 고맙고, 나를 지탱해 준 남자 친구에게 고마운 하루다.


이제 잘 쉬고, 다시 내일의 일들과 새로운 도전을 위한 하루치의 삶을 살아갈 예정이다.


언제나 덤으로 사는 하루하루.  

방향을 잃지 않고 오늘 갈 수 있는 만큼만 한 걸음 한걸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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