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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H Jul 11. 2024

밤늦게 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받아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구나.

거의 1년 가까이 친하게 지내고 있는 점주님이 있다.

최근에 점포를 하나 폐점하고 새로운 곳을 양도받았다.


혼자서 열심히 물류 정리부터 점포 개선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셨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해야 할 노고가 많이 줄었다.


점주님도 자기가 일 많이 해서 내가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점주님 만큼은 일과 이후 전화가 와도 꼬박꼬박 잘 받는다. 업계 특성상 24시간 운영되다보니 연락이 잘되야 하는건 당연지사다.


 나는 어느 점주님이건 근무시간 이후 전화는 늘 잘 받는다. 그런데 보통 점주님들은 우리가 직장인이란 걸 알기에 퇴근 시간 이후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정 급한 일이 아니고서는 말이다.


여튼 이 점주님이 어느 순간부터 시간을 가리지 않고 주말이며 밤늦게며 계속해서 전화가 왔다. 급한 사항이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별것도 아닌 일로 계속 전화 가오니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하지만 나는 짜증이 낼 상황도 아니고, 그렇게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최근에 점포를 인계받는 데 있어서 굉장히 많이 고생한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가 너무 과하게 오는 게 스트레스였다.


결론은 그냥 저녁 8시 이후부터는 전화가 오면 받지 않고 카톡으로 답장을 남겼다. 점주들의 퇴근 이후 전화를 일처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너무 자주 오니 뭔가 일처럼 느껴지게 된다. 초심이 변한 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점주님 입장에서 급하지 않은일이 어디있겠는가, 전화를 잘받아야하는건 편의점 영업관리자로서 어쩔수 없는 숙명인 듯하다. 그저 스트레스 받지말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지금처럼 잘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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