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금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점주님이 전화 와서 자기가 병원을 가야 하니 그날 하루 점포 근무를 서 달라는 것이었다.
아르바이트비를 줄 테니 내일 근무를 서 달라고 말했다.
너무 당당하게 그렇게 말씀하셔서 나도 모르게
"점주님, 제가 알바를 당연히 해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조금 더 완곡하게 "점포 순회를 해야 하니 그건 어렵다" 이야기를 하는게 더 현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탁은 차라리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점주님도 "그래요?"하고 전화는 끝이 났다.
물론 편의점 영업관리자가 잠깐 점포를 봐줄 수 있다.
그때는 화장실을 간다던지, 잠시 은행업무나 개인적 급한 업무로 인해 잠시 봐달라고 한다면 당연히 도와드린다. 그러나 아예 대놓고 하루종일 근무를 부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설령 돈을 준다고 해도 말이다.
막상 거절을 너무 냉정하게 한 것 같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점주님에게는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가끔 개인적인 일에 대해 너무 당연히 해달라고 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당연히 내가 해주는 게 아니라는 선을 확실히 그어줘야 한다. 단, 그러면서 감정의 선이 절대 상하지 않아야 한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거절을 잘하는 연습도 굉장히 중요하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각 성향마다 맞춤형 처세능력이 길러지는 것 같다. 이건 어디 가서도 돈 주고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업계 몸담았던 퇴사자들도 공감할것 같다.
편의점 영업관리자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그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처세 관련하여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체세술을 기를 수 있다. 화법, 대화방법 등 각 유형별 설득하는 방법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는 오늘 있었던 황당한 일도 나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