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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H Jan 21. 2024

선배님 그건 되게 없어 보이는 행동이에요.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상대에게도 하지 마라

작업이 있는 날이었다.

작업이라 함은 진열된 상품을 예쁘고 깔끔하게 새로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작업을 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또한 카테고리에 맞게 진열함으로써 상품을 찾기 용이하게 한다. 


팀작업을 한 점포는 내가 담당하고 있는 점포였다. 곤라(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대)에 상품들이 정말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숨쉴틈 하나 없었다.


하루 매출이 200만 원이 넘는 점포인 데다, 점주 성향은 여유롭게 재고를 가져가는 편이어서 재고물량도 상당했다. 그렇다 보니 작업 소요가 많은 편에 속했다.


평소 다른 점포보다 상품 종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초콜릿매대와 젤리를 정리하던 선배가 갑자기 하던 작업을 내팽개 치며 이게 뭐냐면서 하기 싫다고 말했다.


준비가 똑바로 안되어 있으니 나보고 하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작업을 이어받아 마무리했다. 그때 문득 드는 생각이 "이 선배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말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이구나"


그냥 웃으면서 넘겼지만 과연 다른 선배 점포였다면 저런 식으로 말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따라 유독  그 사람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내 다시 생각해 보면 작업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잘못컸다. 선배 입장에서 충분히 짜증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준비된 상황에 맞게 그냥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했다. 근데 사실 그저 내 생각에 불과했다. 선배는 선배대로의 생각과 경험이 있기에 내가 함부로 비방할 처지는 못됐다.


하지만 본인 점포작업일 때도 미숙한 부분이 분명 있었는데! 본인에게 관대한 모습이 아쉬웠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말하는 태도가 바뀌는 건 비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없어 보인다는 거다. 나는 적어도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았다.


이 일을 경험으로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봤다. 깨달은 것은 3가지다. 상대방이 왜 그랬는지 마음을 헤아리자. 내가 듣기 싫은 말은 상대방에게 하지 말자.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내  태도가 바뀌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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