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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KH Apr 24. 2024

하루에 20만 원도 못 파는 점포 (2)

하루 매출 20만 원도 못 파는 이 점포, 양도를 도대체 누가 하는 걸까? 도대체 왜 하는걸까?

우선 이 점포는 함바식당 내에 있는 샵인샵 편의점 점포이다. 그러다 보니 양도인이 식당을 넘기면서 편의점도 같이 양도했다. 하지만 식당 양수인은 편의점은 같이 양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텅텅 비어있는 진열대, 말도 안 될만큼 적은 정산금, 지금까지의 매출을 보여줬을 때 누가 하겠다는 생각이 들겠는가. 양수인은 식당만 하려고 했는데, 편의점까지 같이 할 생각하니 골치가 아픈 모양이었다. 그렇다 보니 주변 여러 곳에 편의점을 해도 될지에 대해 수소문 했다고 한다. 예비 경영주(양수인)는 알아본 결과, 편의점 잘못 시작하게 되면 큰일 난다고 주변에 전부 말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을 양도받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양도인이 함바식당 건물주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봐야 할 사이라는 말이다. 즉, 건물주가 식당을 넘기면서 편의점도 같이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셈이다. 예비 경영주는 자신이 거절하게 되면 건물주가 막대한 위약금이 발생되다 보니 마냥 못하겠다고 말도 못 하고 계속 고민하다 결국 인수하게 되었다. 


편의점을 하겠다는 결정이 늦어지면서 이전 경영주(양도인)가 화가 났다. 도대체 고민할 이유가 뭐가 있냐면서 말이다. 식당 하면서 편의점 같이 하면 되는데 왜 그런 고민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말이다. 내가 보기엔 점포를 이런 식으로 운영해 놓고, 그렇게 당당히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간은 참 자기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새롭게 만나게 된 경영주로 교체된 후, 나는 우리팀 인원과 함께 진열대 전체를 싹 청소하고, 물건도 최소한의 구색을 갖춰 풍성하게 진열했다. 별도 행사매대도 만들어 손님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경영주가 바뀌었다는 현수막을 추가로 제작해서 외부에 부착했다. 


경영주가 바뀌고 일주일 만에 매출이 200% 상승했다. 경영주가 바뀌고 이렇게 단기간에 매출이 상승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물론 이 점포는 워낙 매출자체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2배 상승했다 하더라도 턱없이 적은 매출임은 분명하다. 사람 하나가 바뀌자 죽어가는 점포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새로 시작하는 양수인이 잘 운영한 것은 아니다. 그 분이 채용한 점장이 있는데, 그분이 참 일을 잘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전 경영주보다 훨씬 친절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 있던 업체도 이전 경영주의 불친절로 저 멀리 가서 밥을 먹고 편의점을 이용했다고 한다. 실제 고객을 응대한느 사람이 바뀌니 생각보다 빠르게 일 방문 객수가 금방 늘어난 것이다. 


결론은 다행이었다. 여기는 편의점이 메인이 아니라 서브로 있기 때문에, 정산금 자체는 아직까지 아쉬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용돈 벌이는 되는 듯하다. 앞으로도 합을 잘 맞춰 더 많은 매출을 올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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