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옥 여행기
출장이 끝난 후 두 번째 방문이다. 그동안 연가를 내고 병원에 다녔던 게 억울해서 오늘부터는 병원 갈 때마다 병가를 쓰기로 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좀 괜찮아진 것 같기도 하다. 지난 일주일이 어땠냐는 말에 무장 해제된 나는 또다시 눈물이 터진다. 내 안에 뭐 그리 서러운 게 많은 건지.
우울과 불안에 무지했던 나는 적절한 시간에 약만 규칙적으로 먹으면 금방 나아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되기까지 부지런히 쌓아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약 한두 번 먹는다고 바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일시적으로 괜찮다고 느끼는 것은 약의 효과가 아닌, 나의 심리적 기대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무기력한 한숨이, 무기력한 마음이 좁고 짙은 나이테가 되어 나를 차곡차곡 가두고 있었던 그 시간이 서럽다.
아직도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게 어렵다. 보고가 버겁다.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쉽지 않다. 나를 둘러싼 공기 밖의 상황 하나하나가 나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언제까지 이렇게 어렵게 느껴져야 하는 건지. 마음을 편히 두려 해도 자꾸 조급해진다.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워진다.
용기를 내 팀원들과 같이 구내식당으로 내려가 본다. 길게 늘어진 줄 뒤에 서 있기만 하는 데도 불편하다. 자꾸 가빠지려는 호흡을 가다듬고, 머릿속에서 그 영역을 확대하는 불안한 생각을 잠재운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고 되새기며 자리에 앉은 순간, 손끝이 차가워지면서 머릿속 생각의 풍선이 무섭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터질 것 같은 풍선이 두려워 고개를 숙이고 식판만 바라보는데 어느새 눈물이 맺혀온다. 한술 뜨지도 못한 밥을 그대로 들고 구내식당 밖으로 나와 휴게실로 향한다. 천장을 보고 누워 얼굴 옆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는다.
병원만 가면, 약만 먹으면 금세 괜찮아질 줄 알았다. 나를 스스로 가둔 나의 테 안에 언제까지 이렇게 깊게 갇혀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끊고 밖으로 나갈 의지가 있는 건지조차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