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줄 수 있는 사랑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돈은 아껴도 사랑은 아끼지 말자

by Theo von gogh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면 경험이 부족하거나 경험을 되새겨 본 시간이 적은 것이 원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같은 경험을 하는 것만큼 빠르게 타인을 공감하는 방법은 없다. 같은 직종에서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대화가 잘 통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 많은 경험을 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릴 줄 모르는 철 없었던 나의 공감능력도 조금씩 성장하는 걸 느낀다.


최근 내가 겪은 경험 중 가장 특별한 것은 얼마 전에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써 올려 본 것이다. 좋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은 진즉에 내려놓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해서 게시하는 데 의의를 두었던 만큼,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도 부족하고 전개도 깔끔하지 못한 부족한 내 글에 라이킷을 눌러 주는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분들에게 적잖이 감동하고 힘을 받게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이 글 한 편 쓰는 동안 생생히 피부로 느껴졌다. 누군가에겐 몇 분 만에 읽히는 글도 작가에겐 산통을 이겨내고 직접 낳은 아기 같은 존재(아이를 낳아 본 적도, 낳아볼 수도 없지만;;)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 더 이상 다른 작가님들의 글이 ‘활자 뭉치’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들의 '노력에 공감’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오늘은 ‘공감’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공감을 통해 깨달은 것을 잊지 않고 미래의 나에게 전달하고 싶어 이 글을 쓰고 있다.


내 글에 눌러준 한 명 한 명의 라이킷이 너무 고맙고 힘이 되었기에,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재밌게 읽었다면 망설임 없이 라이킷을 누르게 되었다. 페북이나 인스타를 몇 년이나 하면서도 좋아요 몇 번 눌러본 적 없던 내가 브런치에서는 어느새 무한 ‘좋아요’를 누르고 있는 게 조금 우스웠다.


“이거 클릭 한 번 하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내가 누른 작은 라이킷 하나가 누군가에겐 얼마나 큰 기쁨이 될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하트 모양의 라이킷을 마음껏 누르다 보니 문득 떠올랐다.

"오늘 내가 나눠줄 수 있는 사랑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브런치에 올라온 모든 글에 라이킷을 누를 수 있듯이 오늘 만난 나의 모든 인연에게 조그만 사랑이라도 표현할 수 있었음을 그렇게 깨닫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나는 어젯밤 늦게까지 열심히 살았다고 끝없이 자기 합리화하며 침대에서 일어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런 아들의 방문을 조심히 열며 엄마는 나를 깨웠다.


“피곤하지?”


그렇게 나를 걱정하며 깨워주던 엄마는 사실 내가 침대에 누운 시간보다 늦게 집에 돌아왔다. 누구보다 고생하고 피곤한 건 엄마일 텐데도 늘 다른 가족들을 챙기고 보살피기 바쁘다. 그런 엄마에게 나는 “깨워줘서 고마워” 한 마디 하는 게 뭐가 그리 힘들었을까...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가득하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렵다는 것은 참 슬픈 현실이다. 아마 인생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크게 깨달았다가도 금방 잊어버리는 게 사람이니까. 그럴 때마다 다시 이 글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기에 오늘 떠오른 생각이 달아나기 전에 재빨리 남겨본다.


“오늘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은 정해져 있지 않다. 돈은 아껴도 사랑은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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