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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 D+26-31] 이사 다했다! 인턴 첫 출근

인간으로 태어나 한 몸 건사하기/ 첫 출근 날/ GP등록

by 소마


사실 나는 규칙적이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인 극 P형의 인간.


가지고 있는 예산에 대한 전략이라고는 최대한 밖에서 안 사 먹고, 되도록 안 사는 방법밖에 없었던 나는 아주 오랜만에 가계부를 꺼내 정산이라는 것을 해봤다. 그렇게 다시 한번 깨닫게 된, 한 사람이 정착하는데 이렇게나 돈이 많이 필요한구나 싶었던 지난 이삿날의 4일.



그동안 내가 산 것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1. 이불, 커버, 베개

2. 주방도구 - 냄비, 프라이팬, 도마, 칼, 국자, 뒤집게, 섞는 거, 수저 1개, 젓가락 1개, 티스푼 세트 1개

3. 한국 조미료들 -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후추, 소금, 식초, 맛술, 등등.

3. 생필품 - 수건들, 실내화들, 쓰레기통, 방음이 안 좋아서 산 의자를 위한 미니 카펫, 인턴하는 스튜디오에서 물이랑 점심은 개인 구비라고 해서 산 텀블러, 방향제, 잠옷 2개 등등.

4. 먹고살아야 하니 구비해 둔 식료품들. (요리하려고 야채 사놨는데 적응하느라 살짝 정신이 없어서 4일째 방치 중이다)

5. 아프는 게 더 무서워서 산 비타민, 철분 약들.


그리고 슬그머니 추가해야 하는 6개월치 렌트비.


아주 많이 산 건 아닌데, 그래도 최대한 방을 편안하고 잘 쉴 수 있도록 아늑하게 꾸몄다. 이불이랑 요리 용품 등을 사느라 꽤 많은 돈을 쓰게 되었던 이번 달. 그래도 필요한 소비였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이사를 해야 할 날도 오겠지만 이런저런 짐을 조금 불린 까닭은, 지난 대학원 생활에서 나를 돌보는 것이 아주 사소한 공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려면 나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편안하고 안락한 침구로 따뜻하게 푹 잘 자고, 낯선 환경이니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세팅해 두는 것이 우선 심신 건강에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아래는 심신의 평화를 위해 하나 장만한 나의 양말 슬리퍼다. 보고 있으면 행복이 차오른다.



귀엽고 따뜻하다



사실 최대한 아끼는 것 말고는, 얼마를 써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할지 쉽게 감이 오지는 않는다. 적어도 내가 영국의 다문화와 문화적 이점을 최대한 누릴 수는 있도록 하고는 싶지만, 동시에 아껴야 하는 것도 맞다는 걸 느끼는 요즘. 그래서 그냥 나한테 필요한 시간들을 정해두고 그날은 편안하게 쓰되, 다른 날에는 최대한 집콕으로 돈을 아낄 생각이. 어쩌면 구직도 하고, 무급 인턴도 하고 여유가 된다면 파트타임도 천천히 알아보는 게 좋을 지도 모르겠다.








이사하는데 내내 힘을 주었던, 애정하는 친동생의 까까비로 사 먹은 나의 점심 저녁들.


두 번째 카페, 조앤 주스의 샌드위치와 최근 사랑에 빠졌다. 너무 맛있다. 바삭하고, 아보카도가 잘 어울린다.

세 번째 ITSU. 보기와는 다르게 의외로 나는 괜찮았다. 콩과 카레가 아주 잘 어울린다. 건강한 맛과 일본 카레 좋아하면 백 프로 좋아할 맛.



덕분에 힘을 내서 사러 돌아다녔다. 늘 고마워.






첫 출근은 출근하는 데 도합 3시간이 걸려 빡세다는 거 말고는 익숙했다.

집에서부터 지하철역까지 15분 내외를 걸어가야 하는데,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회사까지 가는 길도 마찬가지라는 게 함정 (하하)


자동으로 운동이 되니 좋다고 생각하자.


일도 내가 프리랜서 작업하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아서, 첫날 소감은 무척이나 괜찮았다.

그냥 그 공간이 생각보다 편안하다고 해야 할까.



새로운 집에서도 서서히 익숙해져가는 요즘.


오늘은 쉬는 날이라 드디어 GP 등록도 완료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할 수 있다!



Find a GP - NHS

Find a GP Enter a postcode in England Search Use your location Find out more about registering with a GP surgery How to register with a GP surgery Registering with a GP surgery outside the area you live




그래도 내가 짐을 풀 수 있는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아직 처음 해보는 게 많으니 정신없는 기분이 들고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차차 또 익숙해지겠지. 다행이야, 어딘가에서 쉴 곳이 생겨서. 슬슬 내일부터는 요가도 가고 그래야겠다.



다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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