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준희 Aug 23. 2020

어떻게 플라스틱까지 사랑하겠어 옷을 사랑하는 거지

좀 과한 것 같긴 하다만




온 국민이 사랑하는 아티스트, 악동뮤지션의 노래 중엔 이런 곡이 있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오늘은 이 노래를 약간 비틀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름하여-

어떻게 플라스틱까지 사랑하겠어. 옷을 사랑하는 거지.


요즘 환경에 문제가 생긴 것 같긴 해서 다들 나름의 노력을 한다. 카페에서 다회용 잔을 사용하고, 배민에서 일회용품 받지 않기를 누르고, 휴지 대신 손수건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으니- 바로 우리가 매일매일 고심해서 고르는  옷들이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섬유 생산량 중 합성 섬유가 615억 톤으로 65.8%를 차지했다. 우린 면티를 자주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면은 254억 톤으로 27.2% 정도. 반절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엄청 많다. 면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플라스틱이니 그에게 집중해보도록 하자.



우리가 플라스틱을 입는다니, 사실 잘 와 닿지 않는다.

플라스틱은 딱딱하고, 투명한 재질의 이미지가 강한데 우리가 입는 옷은 유연하고 헐렁함 그 자체이니 말이다. 플라스틱이 들어간 옷감으로는 아크릴 섬유, 폴리아마이드, 폴리에스터가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폴리에스터는 7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폴리에스터는 페트병과 같은 소재이다. 우리가 입는 옷 절반 이상에 폴리에스터가 함유되어있다. 옷장을 열어 아무 옷이나 쥐어도 폴리에스터가 함유되어 있을 것이다. 폴리에스테르의 CO2 발생량은 다른 섬유보다 압도적이다. 7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기도 한 폴리에스테르 셔츠 한벌의 탄소 발자국(5.5kg)은 면 셔츠 탄소 발자국(2.1kg)의 갑절이 넘는다.

심지어 우리가 합성 섬유로 된 옷을 세탁하면 ‘미세 섬유’라는 매우 작은 섬유가 가득 발생하는데, 이것이 물과 함께 흘러 내려가 해양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이렇게 흘러나오는 미세 섬유는 전체 해양 미세 플라스틱의 35%나 된다.


난 분명 옷을 샀는데 ⒸREAH


우리는 보통 이런 걸 입는다. 옷장은 옷들로 넘치고, 트렌드는 자꾸 변하니까 우린 쉽게 산 옷을 쉽게 버렸다.

그 예로 홍콩은 매 1분마다 11만 톤의 의류가 버려진다고 한다. 무려 티셔츠 1,400장의 무게이다.
우리라고 다를 건 없다. 한국은 매일 259톤의 옷이 버려지는데 이는 연간 7억 벌에 달한다.

이렇게 버려진 옷들은 다 어떻게 폐기될까?
연간 110만 톤의 옷이 버려지는데 이 중 38%가 매립되고 소각된다. 합성 섬유는 소각 과정에서 유독물질인 다이옥신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것들이 우리 몸에, 지구에 얼마나 안 좋은 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옷을 사면, 그게 곧 플라스틱을 사는 것이다. 이 점을 우린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옷을 사지 않고 살 순 없다.

어떻게 플라스틱까지 사랑하겠는가. 옷을 사랑하는 거지. 다만 알고 있자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에 이만큼 유해하다는 것을.


매거진 제로에서는 어떻게 하면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의 삶을 살 수 있을지 꾸준히 제안할 예정이다.





MAGAZINE ZERO: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를 통해 발생하는 쓰레기가 ZERO가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매주 일요일에 연재됩니다.



이전 01화 나의 보라색 안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