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사랑이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너라는 사랑이 내 삶에 왔는데도
여전히 혼자 남겨진 집은 외롭고,
매출이 없는 날은 불안하다.
잘 나가는 친구를 보면 배가 아프고,
아픈 부모님 걱정도 여전하다.
그렇지만
사랑이 가능하게 한 것도 분명 있다.
새 치약을 뜯어 칫솔 옆에 두면서도
쓰던 치약을 짜 쓰는 것.
그러면서 새 치약을 짜는 네 모습에 뿌듯해하는 것.
클럽에서 네가 이상한 춤을 춰도
신난 널 보며 함께 따라 추는 것.
우리 둘만 있는 것 같았다며 웃으며 회상하는 너를
한번 더 끌어안는 것.
나의 배고픔보다
너의 배고픔에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세상에 사랑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도 있지만
사랑이 내 전부인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