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작품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웹소설 다시 읽기>를 쓰기 시작한 지 10주 차. 마지막 이야기로는 어떤 것을 쓸 지에 대해서 처음부터 계속 고민했다. 마지막이니 진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인생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같은 생각도 했다. 그러나 수미상관 좋아하는 취향을 살려서, 처음과 비슷하게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란다.
글을 쓰는 동안 새로운 작품을 만나기도 했지만 대체로 예전에 봤던 작품을 다시 읽었다. 학창 시절에, 처음으로 사회에 나왔던 순간에, 내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순간에... 다양한 순간에 만났던 작품들을 다시 읽으면 그에 걸맞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 내가 이래서 이 작품을 좋아했지.' 혹은 '이때 이런 생각을 했었지.' 하며 예전에 느꼈던 감정을 되짚으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이때는 이걸 왜 좋아했지?', '내가 이걸 끝까지 다 봤다고?' 하며 의아해하는 순간도 나왔다. 과거의 나에 비해 지금의 내가 겪은 환경이나 경험이 달라졌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의 생각,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등이 더욱 그렇다. 그리고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읽는 작품에서도 더 예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기존 작품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분명 예전에는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 지금에 와서는 의아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나를 예로 들자면, 예전에 읽었던 로맨스판타지를 다시 읽었을 때 이런 것을 느꼈다. 당시에는 분명 이 남자주인공이 참 멋지게 보였는데. 그의 시원시원한 행동이 참 멋지고, 그런 와중에도 여자주인공을 가장 우선시하는 게 정말 '참사랑'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엥, 뭐 이런게 다 있지? 싶어 지는 거다. 뭐 이렇게 독단적이야? 왜 여주를 독점하려고 해? 그럼 얘는 친구도 사귀지 말고 가족도 만나지 마? 여주의 의견도 여주의 소중한 것도 존중을 안 하네? 네가 뭔데???
결국 기존에 전부 본 건데도 보다가 괴로워서 때려치웠다. 어우, 못 보겠다...
웹소설은 한 화씩 연재된다. 그만큼 처음에 발을 들이는 독자도 많지만, 그만큼 중간에 이탈하는 독자도 많다. 대체적으로 한 화에 100원. 보통 로맨스판타지는 200화 내외로 완결이 나고, 판타지의 경우 길면 1000화를 넘기는 경우도 있으니 한 작품을 끝까지 읽는데 들이는 비용은 2만 원 안쪽에서 1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한 화에 고작 100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작정 생각하지 않고 돈을 쓰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비용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한 달에 3만 원 이내, 5만 원 이내 등 정해둔 액수만큼만 결제하는 사람이라면? 무척 자제력이 좋은 사람이겠지만. 그러지 못했으니 내가 이지경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E-Book 플랫폼에 들인 돈만 모았어도 지금쯤 물질적으로는 꽤 넉넉했을지도 모르겠다. 취미를 포기했으니 정신적으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경제적 부분까지 감안해서, 독자들은 더 깐깐해진다. 조그만 이유 하나로도 쉽게 작품에서 '하차'하기 때문이다. 캐릭터에게 매력을 못 느껴서, (사이다를 원했는데) 주인공이 너무 답답하게 굴어서, 스토리가 지진부진 길어져서(백 원으로 끝낼 수 있는 내용을 왜 오백 원 분량까지 늘리는 거죠?), 이번 회차에 나온 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 등등...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내 마음에 안 들어서.'
독자는 곧 소비자다. 소비자가 구매를 끊는 것이야 자유지만, 작가는 그렇다고 그 모든 피드백을 반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모든 독자의 요구를 반영하기란 어려운 일이니까. 그렇기에 최대한 많은 독자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즉 대중적인 노선으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독자가 작품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그 자체로 '그 시절'의 지표가 된다. 2018년은 (따져보면 7년이나 지났음에도) 체감되는 연도로 따지면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당시 작품을 보면 '와... 이런 게 허용된다고?' 싶은 수준의 내용이 있는 것처럼, 그리고 당시 독자들은 그것을 즐거워했던 것처럼.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수많은 작품에 새롭게 등장한다. 출판사의 퍼블리싱을 거쳐 유료 플랫폼에 올라오는 작품부터 아마추어 작가의 무료 연재까지 그 수가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중에서도 대중을 사로잡는 새로운 작품이 등장할 것이다. 한 사람이 전부 찾아내기는 어려울 정도로.
그러니 쓰던 에세이가 끝나는 이 순간에,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웹소설을 사랑하고, 많은 작품을 읽으며 그 감상을 공유하는 즐거운 경험을 하기를 원하면서.
혹시 재밌는 웹소설 좀 추천해 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