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작품 속 선한 주인공이 펼치는 선한 영향력.
웹소설에는 98% 지켜야 하는 필수 공식이 있다. 왜 100%가 아니냐면, 지키지 않아도 성공하는 수작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그런 공식 중 하나가 바로 '주인공은 선한 인물이어야 한다.'라고 할 수 있다.
선한 인물이 악역을 무찌르는 권선징악. 선함이 보상받는 세계. 소위 '인성질'을 서슴지 않는 제법 못된 성격의 주인공도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는 조금씩 유한 태도를 보인다. 완전히 사악한 인물은 주인공으로 삼기가 쉽지 않다. 웹소설뿐만 아니라 이런 창작 콘텐츠에서는 모두 그런 법이다.
그 예시 작품 중 하나로 국내영화인 <엑시트>와 디즈니에서 나왔던 <크루엘라>를 들 수 있다.
엑시트의 두 주인공은 과거 클라이밍을 해본 적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이다. 이들에게는 소위 영웅 같은 숭고한 목적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울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먼저 양보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노인과 임산부, 어린아이를 먼저 구조기에 태우고, 구출될 수 있는 순간에도 울음을 터트릴지언정 밀폐된 곳에 갇힌 어린 학생들에게 구조기를 양보한다. 손에 땀을 쥐며 그들의 탈출을 응원하는 작품 속의 국민들이나,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관객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기존 애니메이션의 악역인 캐릭터를 각색해서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 영화 속 주인공 '크루엘라'는 Cruel(잔혹한, 잔인한)에서 이름을 따온 만큼, 목표를 이루는데 기행도 거리낌 없는 인물이다. 도둑질을 하고, 가짜로 이력을 만들어내고, 파티를 망치고, 기어코 함께 동고동락하던 가족 같은 이들을 부하처럼 마구 부리다가 그들과 심적으로 멀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행동의 원천에는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가 있으며, 악당처럼 굴던 그는 최후의 순간에는 악당과는 다른 선택을 하며 자신의 기준을 지킨다. 그렇기에 그는 관객들의 몰입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처럼, 완전한 악역이 주인공인 것보다는 일부라도 선함을 갖는 주인공이 사랑받을 수 있다.
로맨스판타지 장르에서 '악녀'가 된 주인공은 흔해도, 그들이 정말 완전한 악녀로서 살아가는 글은 흔치 않은 것처럼. 이는 로맨스판타지뿐 아니라 판타지 장르에서도 쓰일 수 있다.
판타지 웹소설인 「백작가의 망나니가 되었다」는 현재 장편으로 연재 중에 있다. 마찬가지로 「서브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은 본편이 완결 난 후 현재 외전 연재 중에 있다. 이 작품들은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백작가의 망나니가 되었다」의 주인공 '케일'은 냉철하게 전략을 짜고, 전쟁에 나서는 것에 망설임이 없고, 일신의 안위를 위해 필요하다면 거짓말이나 사기, 가벼운 범법 정도는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다. 반대로의 「서브남주가 파업하면 생기는 일」 주인공 '예서'는 표정에 모든 것이 드러나서 거짓말이라고는 할 줄 모르고, 평화로운 현대에 살다 오면서 누군가의 죽음이나 작은 범죄에도 무척이나 취약하다.
그러나 이들의 지향 가치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모든 아이들은 행복해야 한다.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들은 어떤 순간에도 어린 아이나 작은 동물, 노약자를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어떤 강한 힘이 있더라도 그것으로 누군가를 굴복시키고 명예나 부, 권력을 쟁취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힘을 통해 주변사람을 지키고, 내 주변의 평온을 바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은 가끔 답답하다거나 고집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 있겠으나, 결국 그들이 사는 세상을 더욱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보통 여성향 작품으로서 '로맨스판타지'에 함께 들어가는, 여성 주인공을 앞세우는 소위 '여주판' 또한 이런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조금 이기적이고 자신의 욕심을 숨기지 않는 주인공도 어떤 순간에서는 잘 드러내지 않는 선한 면모를 드러내는가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선한 주인공이 존재하기도 한다.
「랭킹 1위를 영혼까지 털어버림」은 현대 사회에 '던전'이 열리며 몬스터가 쏟아지고, 그런 몬스터들을 해치워 세상을 구하는 '헌터'가 있는 현대판타지 세계관을 갖고 있다. 주인공 '손모아'는 일반인으로, 그런 힘과 능력을 가진 헌터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살아간다.
손모아는 평범한 일반인이고, 그의 인생은 언제나 결코 쉽게 풀리지 않았다. 헌터들의 일을 돕는 일반인으로서 헌터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일상이다. 일반인이라면 휘말리는 순간 죽을 수밖에 없는 위험한 던전에 수차례 휘말리기도 하고, 몬스터뿐 아니라 사람에게서 목숨의 위협을 겪었으며, 그녀가 살고 있는 반지하 방에는 창밖을 기웃거리는 위험한 남자도 보인다.
세상을 살며 그런 험난하고 억울한 일이 많았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힘을 갖기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강한 남자인 랭킹 1위를 비롯해 다양한 강자들이 손모아의 조력자가 되고, 손모아의 힘은 점점 강해지며 그 누구도 쉽게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없게 된다.
만약 '내'가 그런 힘을 갖게 되었다면 어떻게 할까. 나를 무시하거나 얕잡아본 사람을 폭력을 써서라도 굴복시키는, 소위 '참교육'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사회다. 갑자기 갖게 된 힘을 '올바르게' 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손모아가 그 힘으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주변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 그의 가장 바라는 일이다. 점점 상황은 급변하고 세상이 위기에 처하는 순간에도 손모아가 바라는 것은 그런 주변의 안온이고, 그는 그것을 위해서 힘을 사용한다. 겁에 질려 벌벌 떨고 눈물콧물 빼면서도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는다.
선한 인물은 사랑받는다. 그가 하는 행동에 정당성을 주고, 주변 다른 사람들과 환경을 변화시킨다. 선한 인물과 그로 인한 선한 영향력, 그 자체만으로도 작품은 '판타지'가 된다. 독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